[시리즈] 청년복지의 또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하다,<속마음산책>-⑧
11월의 첫번째 컨텐츠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300명이 넘는 요즘이네요.
안 그래도 외부활동 자제하며 개인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제게
연이은 모임이나 교육 취소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그래도 <속마음산책>은 상반기부터 지금까지 쭉 참여해오고 있는데요.
하반기 마지막 활동의 이야기, 같이 보셨으면 하네요.
<서울시 공유복지플랫폼> Wish 오십 여섯번째 현장 스케치는 여깁니다.
* 치유활동가집단 <공감인> 매니저님의 사전동의를 받아 게재함을 알립니다.
[2020년, 마지막 산책은 누구와?]
여느 때와 같은 풍경이었습니다. 약간은 쌀쌀한 기온, 그럼에도 이 날은 유난히 따스했습니다. 날씨도 화창했고요. 오늘을 끝으로 마무리 된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모임 장소의 분위기도 매우 차분했답니다.
역시 많은 청년 및 중·장년 공감자들이 함께하였습니다. 오늘이 마지막 산책이라고 하니 다들 모르셨던 듯 놀라면서도 아쉬워하는 표정들이었습니다. 늘 하던 공감자 교육을 마치고 차 한잔 마시며 이름 모를 화자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선택한 사연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느 청년의 이야기였습니다. 학창시절부터 대학생인 지금까지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상세히 적어주었는데 눈길이 가 바로 선택하였죠.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로 온 긴장한 듯한 표정의 한 여대생, 그 분이 제 화자였습니다.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무언가 달랐던]
우리였습니다. 쉽게 마음을 열려하지 않는 듯, 아니면 경계하는 듯 한 태도는 절 아리송하게 만들었죠. 그럼에도 기다렸습니다. 원래 제 스타일이 분위기 어색하다고 먼저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서울숲은 처음이라는 화자의 이야기에 편하게 라운딩하는 형식으로 천천히 둘러보자고 제안했습니다. 흔쾌히 응하며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는 화자와 저. 말없이 몇 분을 걸었을까요?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축구 이야기로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서 여행과 맛집, 아르바이트에 자신의 현 고민까지. 서로의 관심사가 겹치면서도 일정 부분 차이는 존재하였었습니다. 규정상 비밀 보장은 지켜야 하기에 다 언급할 순 없지만 이거 하나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씩 관심사를 확인할 때마다 긴장이나 경계심이 풀리는 화자의 표정 및 자세를요.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저와 비슷해서 일까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화자의 사연과는 다르게 자연스레 타인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조금 놀랐습니다. 이게 원래 그녀의 모습이라는 점을요. 무엇이 그녀를 어렵고 긴장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는 <속마음산책>을 마무리하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의식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신뢰(믿음)!]
* 오늘은 지하에서 지상 라운지로 장소를 바꿔 진행한 소감나눔!
산책 이후에도 화자는 자신의 여행기를 공유하며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습니다. 소감나눔 시간이 다가옴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른 공감자들과 함께 라운지로 향하였죠. 천천히 저물어가는 해를 베경 삼아 오늘의 산책을 서로 정리합니다.
평소 같으면 먼저 말하거나 중반을 넘어간 적이 없었는데 이번은 거의 마지막 차례에 소감을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여운과 개인적 성찰을 더 곱씹고 싶었나 봅니다. 짧지만 간결한 소감, '그녀의 모습에서 예전 제 모습이 발견되었어요'라는 말은 끝내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면서 말입니다.
지금도 옅게 남아있지만 과거에는 필요 이상으로 남을 의식하거나 신경 썼었습니다. 옷차림하며 말투, 행동 등 모든 것들이 제가 아닌 남에게 맞추려 부단히 애써왔었거든요. 이유요? '저 사람이 날 싫어하면 안되니까'라는 불안함에서 기인했습니다.
그런데 있는 그대로 제 모습을 바라보고 응원하며 사랑해주는 지인들이 생기고 나서는 많이 내려놓았습니다. 불안함을 느낄 필요도 없었습니다. 제가 상대방을 믿고 있다면 불안함이 아닌 편안함과 자신감이 생겨야 하는 게 맞는 거잖아요. 관점을 바꾸니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이 넓혀졌습니다.
[복지현장에서 나의 '속마음'은?]
<속마음산책>의 주 대상은 청년으로 국한되지 않습니다. 연령도 20~30대 뿐 아니라 무척 다양하고요. 그럼에도 제가 시리즈 제목으로 '청년복지'와 연관 지은 이유는 직접 만나고 함께한 이들의 대다수가 소통을 원하고 또 필요로 하는 '청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1년 간 활동하면서 다시금 제 신념을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곁에 있어줄 친구 같은 '당신'을요. 이는 복지현장으로 돌아와 근무할 시 참여자 또는 보호자들을 비롯한 동료 직원들과 관계 할 때도 이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제 속마음을 전보다 더 편하게 오픈 할 수 있다는 것도 포함해서요. 2021년 연초, 워크샵이 한번 더 진행된다고 하는데 그때는 어떤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다른 공감자들 앞에서 공유할 지 설레입니다.
내년 연초에 전할 마지막 이야기도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