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생과 함께하는 기부 걷기 프로젝트(2019~)/2019 한강 나이트워크 42K

<2019 한강 나이트워크 42K> with 조선생과 42인의 워커들!

SocialWelfare StoryTeller 조형준 2019. 8. 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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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할 수 있을까?' 떨리는 마음, 조금은 무모하다 싶은 안일함(?)으로 도전한

<한강 나이트워크 42K> 그리고 프로젝트 펀딩 "조선생과 42인의 워커들".

준비부터 참여까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는 일곱가지 후일담, 같이 보실까요? 
※ 본 리뷰는 <2019 한강 나이트워크 42K> 프로리뷰어 자격으로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


#1. 뭔가 색다른 거 없을까?


현장의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다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온지도 어느덧 9개월. 면접에서 계속 떨어지는 상황 속에 우연히 눈에 들어온 <한강 나이트워크 42K>.


처음에는 '나'를 위해서였다. 더 이상의 쓴 잔은 그만 맛보고 싶은 마음에 삶의 자극을 주고자 관심을 갖게 됐었지. 이왕 하는거 무언가 색다르게 하고 싶은 욕심도 덩달아 생겼고.


마라톤이나 워킹 등 소위 "러너"로 활약하는 한 형님과 만나 경험담을 들으면서 욕심은 참여에 대한 강한 욕구로 바뀌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왕 출전하는거 뜻 깊은 일도 함께 하고 싶었다. 

#2. <조선생과 42인의 워커들>?


누가 천성 복지사 아니랄까봐. 가수 션의 <미라클 런>처럼 모금도 그렇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대상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 아이디어가 번뜩 생각나는거 있지?


마침 한 지인분이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대상 평생교육센터가 갑작스런 건물이전으로 모금에 어려워한다는 소식을 접했었지. 평소 크고 작은 도움과 조언을 받았었고 '나' 또한 장애인 복지 현장에 있었기에 준비하게 된 프로젝트 펀딩 <조선생과 42인의 워커들> 


모금액보다는 발달 장애인에 대한 세간의 이목과 작은 지지를 얻고 싶은 마음이 더 컸었다. 42인이라는 네이밍도 42K를 겁없이 출전하겠다고 다짐했기에 단순하게 붙인거고. 하지만 준비는 결코 가볍게 하지 않았다.



매일 10Km이상 쉼없이 걸으며 수시로 발 상태를 체킹했다. 족저근막염에 평발이라 여간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었거든. 또 확고한 나의 결의를 다지기 위해 주변에 대대적으로 프로젝트 펀딩도 알릴겸 42K에 출전한다는 이야기를 온/오프라인에 공유했다. 


주변의 반응들은 극과 극. 예상은 했지만 응원보단 걱정과 '설마?', '과연?'이라는 호기심 위주였었다. 출전날이 다가올 수록 내 양 어깨와 발은 가볍기는 커녕 더 무거워만 지는데...


#3. 출전 당일, 20명의 이름이 적힌 깃발과 함께


기록적인 폭우가 올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출발 전까찌 하늘은 멀쩡했다. 습도는 엄~청 높았지만 걷기에 그리 나쁘지 않은 날씨였고. 무엇보다 젊음의 열기가 어마어마했다. 사실 대학생때는 대외활동에 공모전에 학생회에 여러가지 하느라 제대로 축제 등을 즐기지 못했었거든.



떨리는 마음 반, 걱정 반이었다. 그나마 함께 걷기로 한 지인들이 있었기에 흔들리는 마음 부여잡고 8시 15분경, 힘차게 출발하였다. 아, 프로젝트 펀딩에 참여한 20명의 이름 그리고 메세지가 적힌 깃발도 함께!


처음 5km까지는 여유롭다 못해 앞질러 갔었다. 혼자가 아닌, 단체로 움직이다보니 페이스 조절이 그래서 쉽진 않았었고. 하지만 '꼭 완보할거다'라는 자세로 걷다보니 슬슬 발바닥과 양 다리에 찌릿찌릿, 화끈화끈 자극이 오는거 아닌가.


물집 각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순 없었다. 자꾸 중간에 멈춰 쉬다보면 금방 퍼져버릴 거 같아 꾹 참으며 걷기를 8km쯤, 아픔과 지루함도 달랠겸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켜며 프로젝트 펀딩에 참여하거나 사전에 대회에 출전한다는 소식을 접한 지인들과 이벤트도 진행했었지(지금 생각하면 미쳤지..내 체력이 배로 소진될 줄은 ㅠㅠ)

#4. 16km부터 찾아온 고비 그리고 폭우.

얼마쯤 걸어왔을까? 끝이 보이지 않던 코스. 곧 있으면 두 번째 CP(20.3km)가 있는 반환점에 도착한다. 참고로 CP란 휴게소 개념으로 42K의 경우 총 4개의 CP(잠원, 광나루, 뚝섬, 이촌)가 있다. 나중가서 느낀거지만 언제 CP에 도착하나 그것만 생각하며 꿋꿋하게 버틴듯?



다들 말은 안했지만 지친 모습들이 역력했다. 그래도 참을 만 헀다. 언제 한강 야경보며 이렇게 도전하곘는가. 파렌화이트 기능성 셔츠를 입지 않고 여유롭게 옆에서 걷는 비참여자들의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던 찰나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 그렇다. 비다!

#5. 몸도, 내마음도 적셔주는 It's Raining


엄청 쏟아졌다. 우비를 채 꺼내기도 전에 흠뻑 적셔지는 이 기분. 찝찝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내 몸의 열기를 빠르게 식혀줘 시원하면서도 상쾌한 기분이었다. 아주 잠깐은 말이다.


3번째 CP가 있는 뚝섬(28.9km)과 마지막 CP가 있는 이촌(35.2km)의 경우 제대로 사진도 못 찍었다. 반환점을 돌고다니 이제부터 진짜라는 생각이 들었다니까? 말 그대로 정신력 싸움이었지. 



중간에 비가 그쳤을 때 바라본 한강의 야경은 나름의 운치도 있었고. 듣기로 2천명이 참여했다는데 반환점 이후에는 급격하게 사람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음을 느꼈다. 다들 일찍 완보했거나 아니면 뒤쳐져있거나. 크게 신경쓰이진 않았다. 어떻게든 제한시간 안에 완보하면 그만이니까.


신기하게도 잡념은 점점 옅어지고 현재 걷고 있는 '나'에 집중하게 되더라. 평소에는 '나'에 대해 제대로된 관리나 대화조차 하지 않고 혹사시켜왔었는데 말야. 비가오든 바람이 불든 주변에 참가자들이 지쳐 누워있는 모습을 보든 계속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지.

#6. 여명(黎明)의 원효대교와 대망의 Finish line



줄어들 것 같지 않아 보였던 km가 어느새 한 자리 수자로 도달했을 때쯤, 몸도 마음도 내 한계를 이미 넘어선 상황이었다. 포기하고 싶었고 대회가 끝나고 몰려올 휴우증을 생각하자니 머릿속이 복잡하다 못해 꼬여있던 상태였었거든. 더구나 속절없이 내리는 비는 내 신세를 더욱 처량하게 만들었지 아마?

그럼에도 한 쪽 발을 질질 끄며, 두 주먹 불끈 쥐고 계속 걸었다. 자신과의 싸움을 펼치고 있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고 안심해서일까? 스스로를 위안하며 걷기를 어느새 7시, 제한시간은 1시간. 마지막 보스와도 같은 원효대교 위를 끝없이 걷던 그 시간은 오로지 완주해있을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초집중했다.



'포기 하지마', '집중하자', '할 수 있어, 난 할 수 있다'


저 멀리 [Finish]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일때까지 수도없이 되뇌였던 말이다. 나야 무박 2일로 고생해서 참여하면 그만이지만 비가오나 눈이오나 매일 밖에 나가 하나라도 요구르트 더 팔려고 하실 홀어머니 모습을 떠올리니 감정이 복받쳐오름을 느꼈다.


그렇게 11시간 45분만에 다시 돌아온 여의나루. 내 머릿속엔 오로지 '해냈다'라는 단어만 가득했다. 엄청 기쁘고 좋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무덤덤했다. 믿기지 않아서일까? 같이 참여한 지인들도 제한시간안에 완보하며 42K 도전도, 프로젝트 펀딩도 성공리에 마무리 하였다.


#7. 31살 청년 사회복지사가 바라본 <한강 나이트워크 42K>



첫 참여라서 그런가? <한강 나이트워크 42K>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아마 '소통'이지 않

을까 싶다. 평소 잘 알지 못했거나 또는 친해지고 싶었던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보면 금방 목표로 하던 km에, cp에 도착하더라고.


안전과 배려에 신경쓴 스태프들의 모습도 인상 깊었다. 같이 걷진 않았어도 자리를 지키며 함께 밤을 지샌 사이 아닌가. 그들의 노고와 응원이 있었기에 자칫 고통스러웠을 코스가 조금 더 즐거웠지 않나 생각도 들어.


내년에 도전할 지 안 할 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처음부터 42Km를 목표로 잡고 도전하는 것 보단 자신의 체력과 평소 걷는 거리량을 고려하여 코스를 설정함을 추천한다. 나의 경우 이번 경험을 통하여 실제 목표치를 잡아봤는데 25km가 적당하더라. 


그 외 너무 많은 짐을 챙겨올 필요 없다는 것과 물집이 절대 잡히지 않도록 완급조절의 중요성, 처음이라면 혼자보단 팀을 이뤄 참여하는 게 훨씬 낫다는 점을 끝으로 강조한다. 인생에 특별한 추억 하나 남기고 싶다면 꼭 한번 도전하라는 말을 남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