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스토리텔러 조형준이 만난 사람들/Re:Work Season 19(181~190회)

[사회복지 100인의 인터뷰 리워크 - 10화 / 김성수(190)]

SocialWelfare StoryTeller 조형준 2023. 6. 3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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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상치 않은 아우라, 남다른 사연

함께 얘기 나누면서 꾹꾹 인터뷰로 담아냅니다.

 

 6월의 마지막 콘텐츠

   <서울시 공유복지플랫폼> Wish 140번째 현장 스케치, 지금 바로 소개합니다!

 

 

[# 27년차 직장인에서 요양호보사로, 이제는 '밥사주는 삼촌']

안녕하세요. 명예퇴직 후 지금은 데이케이센터에서 반일제로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여유가 있을때마다 "밥 사주는 삼촌"이라는 또 다른 저로 변신하여 활동하고요.

 

하는 이유요? ‘진짜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살아갈 희망이 있다’고 믿어서요. 그 한 명이 없어서 희망의 끈을 놓는 경우가 있거든요.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존재로 살아간다면 저 또한 살아가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2019년부터 꾸준히 블로그를 통하여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그외 <메이크 어 위시>에서 2006년부터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매월 자발적으로 받은 후원금과 사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nbsp; (클릭하면 해당 블로그로 이동)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복지(Social Welfare)란?]

* 해당 부분은 본 프로젝트의 핵심이기에 최대한 편집을 절제하고 원본에 충실함을 알려드립니다.

  

제 살아온 삶의 이야기로 대신하고 싶어요.

 

누구보다 책을 좋아했어요. 몸이 아주 약해 늘 병원아니면 집, 약국 등을 순례했었으니까요. 어느정도냐면 학교도 잘 못 갈 정도로 누워있었어요. 그러니 자연스레 책을 접하게 되었죠.

 

대학생이 되니 이런 삶이 갑갑하게 느껴졌습니다. 예로, 수업시간에 다른 친구들이 발표하는 걸 들으면 ‘저 친구들보다 내가 더 많이 알고 있는데', '쟤네들은 칭찬 받는데 난 왜 대답을 못할까?’ 이런 생각들이 제 뇌리속에 자리잡기 시작했죠. 지금의 제가 있음에는 친구 덕이 큽니다. 

 

활발한 친구를 만나 많이 변화됐거든요. 그 친구는 저보다 잘 사는 것 같고 걱정 또한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는 이러한 제 생각이 편견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친구의 아버지는 안 계시고 심지어 초가집이었어요. 할머니와 어머니, 여동생 둘이랑 방2개짜리에서 살고 있더라고요. 친구의 어머니는 소아마비였고요. 저였으면 이런 상황이 우울했을텐데 친구는 되려 꿇리지않고 자신감있게 살더랍니다

 

생각해보니 힘들고 우울한 상황에서 전 늘 뒤로 빠졌었습니다. 제 성격을 바꾸고 싶다고 친구에게 말하니 자기만 따라다니라고 하더라고요. 가장 먼저 했던 게, 강의실 제일 앞줄, 그것도 가운데에 앉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많이 두려웠는데  계속 경험하다 보니 두려움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살 것 같았어요.

 

그리고 어느새 제 시선은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방향으로 향합니다.

 

우리나라는 차별이 만연화되어있어요. 웃기게도 우리는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요. 나이와 직급, 위치로 찍어누르질 않나, 종교적인 차별에 성별이나 나이가 우선 되는 문화가 그것이죠.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입니다.

 

"밥사주는 삼촌"으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전직장 후배였는데 그간 바빠서 시간조차 못냈던 이 친구가 갑자기 밥사달라고 연락이 온거예요. 하필 그 날 제가 선약이 있어서 다음을 기약하고 전화를 끊고는 돌아섰는데 왠지 느낌이 쎄하더랍니다.

 

바로 약속 조정하고 후배보고 오라고 했죠. 그리고는 만나서 제게 하는 말이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형 만나고 자살하려했는데  살아보겠다고요. 아마 그 후배도 세상의 편견, 차별로 인한 고충과 어려움이 있었겠죠. 지금은 자신의 삶에 충실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나'로 인하여 누군가가 세상의 끈을 놓지 않는게 신기하지 않나요? 차별없는 사회, 먼저 선한 영향력을 각자 위치에서 발휘하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살면서 받은게 참 많은 것 같다고 느껴요. 그리고 받은만큼 돌려주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전 이걸 "물들어 간다"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차별을 넘어 안전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흔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표현하잖아요. 그래서 좌절하고 포기하는 청년들도 많고요. 제가 직접 뭘 해주는 않지만요. 본인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털어놓다보면 어느새 해결책을 찾더라고요. 들어주기만 해도요. 눈치 보지 말고 살라는 말도 함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