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 Right Now/솔직담백 리뷰(보류)

솔직담백 24회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 문학나눔 선정도서

SocialWelfare StoryTeller 조형준 2019. 4. 4.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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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솔직담백 리뷰>, 문학청년입니다.


읽으면서 몇 번이나 감탄사를 내뱉었는지 모릅니다. 굳이 프리다 칼로를 언급하지 않아도 작가의 화려한 수사와 문장력은 오랜만에 제 감각세포를 일깨워주기에 충분했거든요. 왜 이렇게 호들갑이냐고요?


오늘 소개드릴 책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박연준, 알마)" 자극적이되 자극적이지 않은, 자신의 삶과 프리다 칼로의 삶을 비유만으로 끝내지 않은, 보물상자같은 책입니다. 저자가 곳곳에 숨겨놓은 감칠맛들을 맛보러 함께 가보실까요?


* 위 서평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도서보급사업 향유 활성화를 위한 

'문학 더 나눔' 붘어 1기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했습니다.




''2019년 다시 만나는 프리다 칼로"


"때로 사람들은 두려워서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쓰레기통 앞에서 

전전긍긍, 썩은 사랑을 들고 서성이다 저물지"

(p.92)


중간중간 끼워진 프리다 칼로의 작품들과 그녀의 삶과 애증의 산물인 디에고와의 관계를 흥미롭게 살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감칠맛은 바로 추상적인 개념들을 저자만의 생각과 입맛으로 풀어낸 소주제들이 그것이죠.


- 사랑의 폭식자 / 불구자

- 얼굴을 지운 유령들

- 모든 이별은 만질 수 없다는 선고



일부분만 소개해드렸는데 이것만으로는 감칠맛을 못 느끼시겠다고요? 직접 찾아보시는 재미를 남겨두며 다시 프리다 칼로로 넘어가겠습니다. 첫 정독에서는 프리다 칼로의 삶과 오늘날 저자의 삶을 대조, 비유, 조합시켜 표현한 것을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두번째 정독에서는 그러한 장치는 눈속임을 알겠더라고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하충어빙()'


"힘을 내야 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한 것을 믿으면서
고쳐 생각하면서 계속, 나아가야 한다. 화날 땐 화를 내면서!"

(p.131)


도입에서 중반부전까지는 프리다 칼로의 비중이 높았었습니다. 중반부 이후부터는 저자의 삶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휙휙 소개되는데요. 격동치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느껴질 정도의 찌릿찌릿한 스피드감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 역동은 채빈이라는 이름의 가깝고도 멀게 느껴지는 친한 동생과 주고받은 편지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경쟁사회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봐주지 않고 도태시키려하는 현대사회를 맹비난하기도 하고요. 조소도 조금 섞어가면서요. 



"감히, 제가 말입니다"


이러한 겸손의 표현조차 남의 눈치를 보며 수도 없이 고뇌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서는 남모를 동정과 공감까지 느껴졌습니다. 이 서평을 쓰는 저 또한 사회 초년생으로서 비슷한 경험을 겪었었거든요. 변변찮은 문학상 하나 없이 지난 삶을 돌아보는 저자의 후회스러움이 담긴 고백은 제 마음이 다 칼로 후벼파지는 기분이었고요. 


두고보면 여름 벌레가 겨울의 얼음도 모르는, 내 감정의 우물안 개구리는 아니었는가하고요.




'감정 노동자, 그 이름 사회복지사'

* 사회복지사로서의 '나', 감정 노동자로서의 '나'


소제목을 사회복지사로 대표했지만 사실 감정 노동자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모두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관련 교육이나 사회적 인식이 매체 등을 통하여 널리 퍼졌다고는 하나 불과 2000년대 초반에는 감정 노동자라는 말도, 문제의식과 대안조차 산발적인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위 책을 보는 각자마다 해석은 천지차이겠지만 저는 '불평등'과 '염세주의'라는 두 개념을 근거로 책을 바라보았습니다. 목소리를 내고 싶으나 낼 수 없는 저자의 내면의 외침과 뚝뚝 눈물이 묻어져 나온듯한 문장들. 어찌보면 프리다 칼로도, 저자도 자신의 진솔한 감정을 숨긴채 홀로 싸워왔었으니까요. 


누가 내 감정을 대신 헤아려주는 것도 아니고, 표현하기는 더더욱 어려우니 말이죠. 그래서 작품에서나마 소리없는 아우성을 치는건 아닐까합니다. 겉은 웃고 있지만 속은 울고 있는, 있을 우리네 복지사들도 포함해서요. 


지금도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말미에 저자가 칼과 가위를 동원하여 '감히 내가'라는 벨트를 조각조각 잘라버리고 싶다는 표현이 또다른 무엇을 의미하는가를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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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가 및 직장인 추천 - #프리다칼로 #사회생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