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스토리텔러 조형준이 만난 사람들/Season 6~10(51~100회)

[사회복지 스토리텔러 조형준이 만난 사람들] 69. 김성훈

SocialWelfare StoryTeller 조형준 2015. 10. 1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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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 존중, 이해, 포용, 재활 등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한 예비 사회복지사가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 스토리를 용기내어 오픈한 그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사회복지 100인의 인터뷰> 69번째 주인공 '김성훈(취업준비생)'씨입니다.




[지체장애1급, 그러나 당당한 예비 사회복지사]

안녕하세요.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을 졸업한 27살 청년입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복지(Social Welfare)란?]

* 해당 부분은 본 프로젝트의 핵심이기에 최대한 편집을 절제하고 원본에 충실함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사회복지는 "희생, 존중, 이해, 포용, 재활"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부터 지금 그리고 미래까지, 제가 그리고 우리가 해쳐나가야 될 숙명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저는 어렸을 때 신체 건장한 아이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형을 낳고 9년 만에 저를 낳으셔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지만 2살 때 제가 경기(자다가 놀라 열이 40도까지 오르는 증상)를 일으켜 뇌수막염이란 진단을 받게되면서부터 장애인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1년간 재활을 받았지만 걸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 저희 가족이 저를 살렸습니다.

매일 계단을 오르내리고

손운동을 하고

그렇게 하면서 늦은 나이인 5살에 걸음마를 때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로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저를 기다리고 있던 건 사람들의 더럽다는 시선과 놀림이었습니다. 한 학년을 오를때마다 친구들에게 설명을 해줬지만 이해하기는커녕 저를 놀림거리로 만들었습니다. 


많이 맞아보기도 했고 가족들이 찾아와서 부탁을 했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생각하고싶지 않은 일이지만 집단따돌림 및 구타, 왕따여서 친구도 없었고 그들에게 저는 샌드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맞고, 맞고, 또 맞았습니다. 오죽하면 친구들이 교실 쓰레기통을 뒤집어 제게 씌여 놓기까지 했었거든요. 하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자살 충동을 느낀적도 한두번이 아니었고요.

11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행히 고등학교부터는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면서 조금씩 제 삶이 풀리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고 2때 진로를 선택해야되는 시기가 왔고 '뭘 해야하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민하던 중 특별활동 시간에 진로탐색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담당 선생님이 당시 이대종합사회복지관에 근무하고 계셨던 사회복지사였기에 처음으로 복지관이란 곳을 가봤습니다. 


그 곳은 편애나 차별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사람으로 존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날 전 큰 충격을 받았고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길은 이 길이다'라고 생각하여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내가 누군가에게 도울 수 있고 또 힘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되면서 꾸준히 자원봉사를 했었습니다. 대학교에 올라와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게되면서는 지금의 제가 있게 되었고요.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지금 이 시점에서 저는 또다른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장애등급과 장애인취업문제입니다. 


졸업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취업의 길은 멀고 힘듭니다. 

서류를 내면 서류에서 탈락하고 

면접까지 겨우 통과하면 또 면접에서 탈락하고

말이 어눌하다고 탈락시키는 현실이 바로 그것입니다. 


장애인 등급제 또한 열심히 재활하여 스스로 걷고 밥먹으며 씻는 등의 행동이 자유롭다고 장애가 인정이 안되는 오늘날, 저는 이도 저도 아닌 게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독자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어디에서나 장애인들을 보신다면 먼저 다가와주세요. 보듬어주시고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세요. 단, 상처되는 말은 삼가주시구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기위해서는 서로가 거리낌 없이 대하는 사회가 우선 아닐까요? 장애인들의 
취업의 문도 활짝 열어젖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진행자에게 묻고 싶은 사항 또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적어 주세요 - 장애인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실제 장애인복지관에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로서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그들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평등의식입니다.

저도 잠재적 장애인으로서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기때문에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훈련을 현장에서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불쌍한 대상? 도와주어야하는 시혜적인 측면에서 보는 게 아니고요.

자신의 장애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기회삼아 극복한 사례들도 많잖아요. 우리 사회도 지금보다 더 그들을 품으며 손을 내미는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사회복지 100인의 인터뷰>는 우리 이웃들의 '사회복지'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을 듣고자 진행하는 개인 공익 프로젝트입니다. 인터뷰에 참여하실 경우 본인 명의로 천 원이 적립되어 연말, 공익 및 사회복지기관을 선정하여 전액 기부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