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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회복지사입니다만?] 1화

SocialWelfare StoryTeller 조형준 2024. 11. 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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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벗어나자 통념에서, 좀

"10년이나 직업 이야기를 기록하셨다니 정말 깊이 있고 흥미로운 책이 탄생하겠네요"

 

<공무원이었습니다만>의 저자, 진고로호 작가님께 어느날 문의한 적이 있었다. 해당 타이틀이 마음에 들어 모방해도 되냐는 문의. 실제 책을 구매하여 읽으면서 '나도 이렇게 내 직업군의 얘기를 담아내봐야지'라는 욕심도 생겼었거든.

 

회신이 올까 싶었는데 바로 왔다. 괜찮다는 이야기와 함께 응원한다는 저자의 답신에 용기내어 오랜만에 내 브런치의 먼지를 털어낸다. 계속 미루고 싶지 않아 끄적이는 <사회복지사이었습니다만>. 누군가에게 이 책이 위로와 나침반으로 작용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사회복지, 사회복지사하면 어떤 이미지나 단어가 떠오르는가?

 

당신의 판단에 맡기겠다. 요즘은 Chat GPT나 Bard, 뤼튼같이 생성형 Ai 서비스가 유행이잖는가. 검색한번 해봤지. 정확도는 모르겠는데 책에 있는 딱딱한 이론보다는 낫더라고. 

 

모르긴 몰라도 "좋은 일", "도와준다", "착한 사람"라는 개념은 시대불문하고 공통적으로 갖고 있을 터다. 부정하지 않겠다. 하지만 내가 어딜 가서든 늘 입버릇처럼 얘기하건만, 절대 사회복지는 "좋은 일"을 하는 게 아니며 사회복지사는 "착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도와주는 것만이 사회복지의 전부도 아니다.

 

이걸 전제로 앞으로 연재되는 나의 글을 읽어주길 바란다. 강요가 아니다. 선택은 본인이 하는 거지만 검색만 하면 다 나오는 원론적인 내용을 하고자 브런치에 올린 게 아니다. 만나서도 듣기 힘든 "날 것"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어 쓰는거니까.

 


 

왜 사회복지사는 힘들어 할까?

당연히 직업이니까 힘들다. 남의 돈 벌기 쉽지 않잖아.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복지는 "경쟁"과 "비교"를 바탕으로 누가 더 많은 자원을 가져오느냐의 싸움이다. 단, 공공부조는 다르다. 긴급복지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에게는 이유불문하고 손을 내미는 게 맞다고 보는 입장이다. 조건이 따라붙긴 해도.   

 

사회복지를 조금이라도 공부하거나 실습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느낄 것이다.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도 크지만 "사람"때문에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웃긴건 기관을 이용하는 이용자나 보호자, 지역주민으로부터 힘들어하는 사회복지사는 과거보다는 아우성이 줄어들었다고 본다. 물론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악성 민원인으로 매일 같이 전쟁이 터지는 곳이거든.

 

또 생활시설에 근무하는 종사자도 마찬가지다. 교대근무로 인한 컨디션 변화는 물론, 이용인의 폭언이나 폭행도 무시 못하니까. 사실 어느 특정 분야가 힘들고 덜 힘들고 얘기하긴 어렵다. 기본적으로 사회복지는 소진이 밑바탕으로 깔려있기 때문에. 그리고 어느 날은 나와 관계가 잘 맺어져 있다 생각하다가도 또 어느 날은 안 볼 사이처럼 불같이 나에게 화를 내는 이용자들도 있다. 알 수가 없지.


다시 주제로 돌아가자. "사람"은 이용자나 보호자, 지역주민도 있지만 요근래 들어서는 "직장동료(선임)"이 가장 크다. 이 글에서는 영리/비영리로 단순하게 나눠 보겠다. 영리나 비영리나 '직장 내 괴롭힘'은 존재한다. 그 정도의 차이는 누가 더 높다 말은 못하겠고. 그러나 비영리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은 영리보다 훨씬 더 깊이 있고 악랄하며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하나 섹션을 만들어 다루겠다.

 

직장 내 관계로 인하여 떠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도 매해 통계연보처럼 만들어 다루고 있을 정도로 문제는 심각하다. 오죽하면 보수적이었던 국내 복지계도 인재가 계속 떠나는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껴 전국을 대상으로 간담회까지 열정도겠는가. <사회복지> 하나만을 바라보고 오는 지원자는 더는 없다. MZ세대?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청년분위기? 이런거 다 떠나서 알고 있는 거다. 매체의 발달로 내가 들어갈 조직이, 속할 현장이 어떤 곳인지 예측이 가능하다는 거지. 

 


 

통념에서 벗어나자, 좀

 

전통적인 사회복지 기능 수행의 패러다임이 기술발전과 사회적 이슈, 시민의식 성장 등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중이다. 더이상 사회복지관이나 센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형태가 아니다. 그들의 역할을 대신하는 곳들이 많이 늘어난 상태다. 공공영역에서의 복지는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지만 그렇다고 미비된 것도 아니다. 파고들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다만 그걸 선도적으로 헤쳐나갈 구심점의 모델이 뚜렷하지 않아서 그렇지.

 

이말인즉슨, 현재 국내 사회복지계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본다. 삼국지로치면 '춘추전국시대'지. 눈뜨면 변화하고 달라지는 복지제도나 정책, 더욱 복잡해지고 단단한 사회문제들. 이에 대응하고자 현장 종사자를 비롯한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으나 아직 눈에 띄는 무언가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러한 움직임이 전혀 의미없는 건 아니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작은 변화는 분명히 나타난다. 전제는 사회복지사나 사회복지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우리부터 기존 통념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거고. 테라스 효과라고 하지. 한 발짝 벗어나서 보는걸 말야. 그런 관점에서 나의 글을 정독하길 권한다. 당신과 소통하고 싶은거지 논쟁을 하고 싶은건 아니니까. 

 

다음엔 어떤 이야기로 대화를 나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