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스토리텔러 조형준이 만난 사람들/Re:Work Season 22(211~220회)

[사회복지 100인의 인터뷰 리워크 - 39화 / 정성은(219)]

SocialWelfare StoryTeller 조형준 2024. 11. 4.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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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겨울로 접어들었으나 기온은 평년처럼 따뜻합니다.

 

특별합니다. 사회복지를 접하게 된 계기부터 현재의 삶 모두요.
그래서 더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그녀가 말하는 모든 게요.

 

39번째 주인공을 지금 바로 소개합니다! 

 

 

[#  사회복지사라고 말하기 쑥스러운 사회복지사]

 

현재 노인복지 현장에서 평생교육업무를 맡고 있는 사회복지사 정성은이라 합니다. 아직도 누구에게든 사회복지사라 말하기 쑥스럽습니다. 사회복지사를 꿈꿔본 적도, 이쪽 현장에 오게 될 줄 전혀 몰랐었거든요. 

 

중·고등학교때의 제 모습을 떠올리면, 고민이 많았던 아이로 기억합니다. 우울증도 심했었고요. 스스로 가진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는 만큼 비례하여 타인에게 무언가를 더 해주었습니다. 그 속에서 관계나 의미를 찾으려 했던 것 같아요.

 

만성적인 불안은 제게는 일상이기도 했습니다. 오죽하면 어느 순간 아무도 날 기억하지 않고 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지면 좋겠다, 이런 생각까지 했다니까요. 마치 "먼저"처럼요. 제가 일방적으로 주는 관계가 당시에는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는 꿈을 갖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됩니다. 꿈이라는 목표가 생기면 제가 가진 이 공허함이 해소가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삶의 존재 이유에 대해 납득이 잘 안 되기도 했고, 집안 사정의 어려움도 한 몫 했지요. 책 읽는 목소리가 예쁘다는 담임 선생님의 칭찬을 위시하여 처음은 성우쪽으로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한 학기만하고 그만뒀지만요. 실력부족보다는 이쪽도 제가 원해서 선택한 진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렇게 22살이 되던 해, '청소년 문화의 집'이라는 곳에서 근무하던 친구가 마을 활동가 프로젝트를 하는데 1년 인턴과정을 같이 해보지 않겠냐 제안합니다.

 

 

그게 제가 사회복지를 처음 접하여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관련 이력도 없었으나 합격하게 되었고요. 근무하면서 사이버대를 통하여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였지만, 여전히 해당 분야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았었습니다.

 

길다면 긴 프로젝트를 마치고서는 얼마 지나지않아 알고 지낸 곳에서 도서관 업무 제안을 받고 야간사서(계약직)로 근무하게 됩니다. 관내 청소년 동아리 사업을 하면서 하루를 보냈었죠. 어느정도 사업이 안정되자 제 정체성에 대해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난 행정직인가? 앞으로 뭘 해야하지?' 

 

겉도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퇴사하고 한동안 무업상태로 지냈었죠. 학창시절, 우울증으로 인하여 매번 느낀 채워지지 않는 갈증, 사회인이 되고나서는 ADHD 판정을 받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회사에서 잘 지내고 우울감도 많이 없었는데도 매일 집에 와서는 울었었습니다. 때로는 주저 않기도 하였고요.

 

'힘들어도 집에 가서 쓰러지자'라고 마음 먹어도 일어나 집까지 갈 힘이 제겐 없었습니다. 한 달 정도 그런 일을 겪다 안되겠다 싶어 병원에 갔고 그렇게 또 다른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후 도서관 외 협의회나 구청 등 잠시지만 지속적으로 사회복지 관련 일을 했었습니다. 협동조합에서 아르바이트도 잠깐 하고 청년 대상 ESG 사업도 몇 개월 했었죠. '예전만큼 열정을 갖고 일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 속 현재 소속된 노인복지시설의 평생교육 담당 자리를 추천받아 올해 1월부터 근무 중에 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복지(Social Welfare)란?]

* 해당부분은 본 프로젝트의 핵심이기 최대한 편집을 절제하고 원본에 충실함을 알려드립니다.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 그리고 "서로 좋은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서관이나 청소년센터에서 근무하다보면 그런 변화나 시너지를 종종 경험해요. 가령 시설을 이용하는 어머니가 프로그램 참여를 통하여 변화된다던지, 그 영향이 청소년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는 식으로요. 부모가 해당 공간에 자주오면 자녀들도 같이 오기 마련이거든요. 어른들이 바뀌니까 환경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공간으로서요. 이것이 제가 바라본 평생교육의 가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르신 대상 평생교육업무를 하다 보면요. 고립감을 느끼는 분들이 상당히 많음을 체감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라인댄스를 배우시면서 성격이 많이 활발해진 것처럼요(웃음). 배움의 기회가 끊이지 않다는 건, 사회로 나오게 하는 계기 또는 장치로 연결된다 보거든요. 영유아부터 어르신까지,상은 크게 상관 없는 듯 해요. 그저 나를 특별한 대상으로 봐주는 것만으로도 공감대는 형성되니까요. 거기서 서로 좋은 시너지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지금은 사회복지사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꼭 사회복지사일 필요는 없잖아요? 어떤 역할이나 위치에 있든 상관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왜 그렇게까지해?'라는 핀잔을 가끔 들을때면요. 가 너무 이상만을 추구하는 사람인가 고민 들기도 합니다. 그러다 '바보같이 살면 어때? 이 일이 좋고 누군가와 교류하는 게 즐거워 그것만 바라보고 일하는 사람도 있는데!'라고 발상의 전환을 합니다.

 

저처럼 바보같이 사는 바보들을 그래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