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살짝 무모해보였었던 한강 나이트워크 42K
죽을만큼 힘들었으나 끝까지 완주했었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그리고 하반기, 이번에는 동갑내기 친구랑 두번째 프로젝트 펀딩을 기획하게 되는데
준비부터 참여까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는 일곱가지 후일담, 같이 보실까요?
※ 본 리뷰는 <2019 브릿지워크 서울> 프로리뷰어 자격으로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
#1. 42K 걷기대회, 이후
지난 상반기, 많은 지인들의 성원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42K를 완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기부금 전액은 약속대로 <은평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에 응원의 메세지가 담겨진 깃발과 함께 기부했다.
* 센터장님과 함께 찰칵! 올해 10월말 센터는 어려움없이 더 멋지고 좋은 곳으로 이전했다.
멋지게 마무리를 하고 내년 42K를 다시 기약할..뻔했으나 같은 단체에서 20K 걷기대회를 하반기에도 진행한다는게 아닌가! 그리고 때마침 한 어르신과의 추억이 떠오르면서 두 번째 프로젝트 펀딩을 기획하게 된다.
* 두 번째 프로젝트 펀딩 기관은 "서울정신요양원"
[전 직장에서 근무했었을 당시 자주 인사드렸었던 한 어르신이 있었다.
담당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오고가며 종종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런데 퇴사 후 한동안 소식을 못듣다 작년 연말 우연찮게 봉사하러 온
<서울정신요양원>에서 그 어르신을 다시 만났다.
헤어지기 전, 어르신이 또 언제 오냐고 얘기하며 꽉 붙잡은 두 손.
그 감촉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러면서 입소 어르신들에게 특별한 선물과
정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하고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2.그만큼 고생했는데 다시 또?
다시 "걷기"를 통하여 내 뜻을 표현하겠다는 것까지는 좋은데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당시에도 동행하며 완주했던 지난 날이 떠오르던 그 떄 동갑내기 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오는게 아닌가.
본인도 동참하겠다는 이야기,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더구나 그 친구는 전문적으로 러너로서 활동하였기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렇게 듀오로 함께 논의하며 기획에 기획을 더한 프로젝트가 바로 "서울정신요양원과 함께하는 20Km 기부걷기 캠페인"이다.
한번 큰 고생을 하고나니 20Km라는 거리가 크게 부담되지 않았다. 제대로 즐기며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주변에 대대적으로 위 프로젝트 펀딩을 알리며 온/오프라인에 공유함은 물론이다.
걱정 그리고 호기심들이 대부분이었던 42K때와 달리 20K때는 오히려 다들 응원과 격려 등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사전 운동과 훈련은 꾸준히 함은 물론이었고. 그렇게 약속의 11월 2일이 금방 찾아왔다.
#3. 테이핑도, 마스크도 꼼꼼히!
낮시간대에 출발, 익숙지않았지만 그것 또한 색다른 체험이 되겠다라는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가족 및 친구, 연인 등 삼삼오오모여 만반의 준비들을 하는 모습을 보고 살짝 긴장되긴했지.
약간 딜레이(?)는 있었으나 이윽고 출발한다는 멘트와 함께 나와 내 친구의 20km 여정은 시작됐다. 출발 전, 서울정신요양원 관계자들이 격려 차 점심을 대접해주셔서 든든히 먹고 이동했지. 천천히 친구와 속도를 맞춰가며 한강대교를 건너갔다.
* 누가보면 시위나가는 줄 알겠어 친구야~! 한강을 배경으로 포즈 찰칵!
42K때와 달리 차이점이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연령대가 많이 낮거나 가족단위 참여자들이 많았다는 점, 다른 하나는 차도 또한 굉장히 많았다는 점이다. 대체로 평평했으나 일부 차도의 경우 신호등이 없거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곳이 중간마다 있다는 점도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겠다.
조금 속력을 내어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할 곳을 친구랑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완주하는 모습까지 생방송으로 보여주고 싶었기에 나름 친구와 멘트도 짜며 이런 저런 대화주제나 이벤트도 준비헀다. 하나 소소한 보람은 지나가며 우리들의 깃발을 유심히 보는 참여자들이 상당수 있었다는 점이다.
#4. 여유롭게 그러나 방심은 금물!
CP(휴게소)가 10km 지점 단 한 군데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명심하며 땅거미가 진 한강공원을 쉴새없이 걸었다. 황사도 심하여 마스크를 쓸 수 밖에 없었으나 방송을 위해서는 벗고 할 수 밖에 없었다. 테이핑의 효과덕인지 아직까지 두 발과 다리는 아우성 치지 않았으나 방심할 순 없었다.
휴게소에 도착하여 잠시 쉴 겸 친구와 다시 코스를 점검한다. 제한시간 6시간, 완주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나 그렇게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처음보다 걸음이 더 느려진 날 위해 친구가 같이 발맞추는 것에 미안함도 느끼면서.
#5. 조금씩 끝이 보이는 여정, 이참에 완주까지!
공원쪽 코스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길이 더 어둑어둑했다. 가로등 불빛이 있으나 생각외로 약하여 별도로 스마트폰 내장 라이트를 켜지 않을 수 없었지. 그래도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다시 힘내어 발걸음하던 중이었다.
그때도 페이스북 라이브 2차 방송을 하던 중이었는데 많진 않지만 고정적으로 보는 지인들의 응원과 격려 릴레이가 이어졌다. 주변의 참여자들도 우리가 방송하는 모습을 보긴 봤는데 싫어하는 표정은 아닌걸 보면 한마음으로 응원했을테지.
마라톤과 달리 걷기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쉽게 그리고 평소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실컷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친구 또한 멀리 살고 있어 자주 보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하여 서로의 관심사와 고민 등을 편히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저 멀리 보이는 "Finish"라는 글자!
#6. 늦가을밤, 완주의 기쁨을 안주삼아!
5시간 22분만에 완주했다. 당연히 완주하는 모습 또한 라이브로 페이스북에 생중계했지. 42K때와는 또다른 묘미가 있었다. 그때는 완주하고나서 막바로 폭우가 다시 쏟아져 완주의 기쁨을 제대로 못 느꼈었거든. 이번에는 바람이 좀 세게 불뿐, 완주의 기쁨을 친구와 맘껏 느꼈다.
완주도 완주지만 내 일처럼 좋아해준 <서울정신요양원> 직원들과 주변 지인들의 모습에 더 신이났다. 잠깐이지만 완주자들을 위해 주최측에서 준비한 공연을 뒷배경삼아 내년, 또 다시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친구와 다졌다. 매력에 푹 빠진 채!
#7. 31살 청년 사회복지사가 바라본 <2019 브릿지워크 서울>
42K와 20K 걷기대회 모두 경쟁이 아닌 '나' 자신과의 싸움을 통한 "완주"가 목표였기에 부담없이 참여하였다. 누가 앞서가든 또 순위권에 들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누구와 함께하며 어떻게 상황을 즐기느냐, 그게 우선시되어야한다고 보기에.
나 자신의 건강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내년에도 혹 참여할 경우 지금보다 더 체력과 지구력을 길러야겠다고 말이다. 매력에 푹 빠진 것에 그치지않고 건전한 취미로 자리잡아 꾸준히 참여하고 싶다.
* <서울정신요양원> 백윤미 원장, 박기만 사무국장님과 함께!
하나 놀라운 건, 그간 응원과 지지만 하던 내 지인들 중 몇 명이 내년 걷기대회에 나와 같이 참여하고 싶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에피소드와 추억이 만들어지리라 기대하며 2020년에도 멈추지 않을거다. 내 발걸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