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경력직원이 바라보는 장애인인권 감수성

10월의 마지막 컨텐츠입니다.
늦가을, 단풍도 그렇고 하늘 또한 청명한게 마음까지 두근거려지는데요.

지난 10월 중순, 서울장애인복지관협회에서 주최한 경력직원교육과 관련한

종사자로서의 제 생각과 관점을 편하게 담았습니다. 

<서울시 공유복지플랫폼> Wish 오십 다섯번째 현장 스케치는 여깁니다.

[경력직원으로서 느끼는 부담감과 인사이트]

2015년, 갓 졸업하고 선택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초년 사회복지사로 근무했었습니다. 중간에 1년여동안 프리랜서로 지냈던 적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총 경력 4년의 '중고신인'이기도 하죠. 초년이라는 딱지를 뜯고 '경력직'이라는 스티커를 붙이게 되면서요.

여전히 잘 모릅니다. 무지(無知)의 개념이라기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실천현장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요. 부딪혀도보고 또 실수를 통해 깨달은 점을 성찰하면서 하나씩 '경험'이라는 저만의 무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금 겪고 있습니다.

매일 사원증을 목걸이에 걸며 생각합니다.

'오늘은 참여자들과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

'담당자로서 어떤 일부터 시작할까?'

이 글을 보고 계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겠지요. 평생교육사업을 몇 년간 맡아 진행하면서는 '장애인인권'에 대한 이슈와 종사자로서의 민감성을 어떻게 키워나갈지 고민이 들더라고요. 다시 복지현장으로 복귀한 이 시점에서 더더욱요. 그러던 차 가뭄에 단비 내리듯 딱 맞는 교육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신청했죠. 

[#1. 장애인인권과 감수성, 한 걸음부터!]

강의자로 나선 <한국사회복지인권연구소> 임동훈 소장님의 진행으로 아침부터 진행된 교육. 약 70여명정도의 3년차 이상 종사자들이 줌으로 한데 모인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 출처 :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 페이스북

본 교육은 인권전문강사(제2019-001528호)와 장애인인권교육강사(제2019-002087호)취득과정 일환으로 진행되었기에 다루는 내용 또한 상당하였는데요. 5시간이라는 시간이 짧을 정도로 정말 많은 지식과 정보, 사례들을 접하였기에 들으면서 절로 필기를 안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필기 및 실기시험도 있었기에 살짝 긴장도 되었죠.

이 모든걸 차치하더라도 '장애인인권'과 '민감성'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기에 교재와 영상을 번갈아보며 학습함에 집중했습니다. 인권강사가 알아야할 강의 기법도 중간에 곁들이면서요.

- 천부인권

- 보편성

- 양도불가성

- 불가분성

- 상호의존성

도입의 경우 다섯 가지 인권의 기본개념에 근거하여 설명하였습니다. 인권의 의의와 역사등 광의적 개념부터 1948년에 제정된 <세계인권선언>에 대한 이야기 등 협의적 개념까지. 빠르게 또 고르게 다루셨거든요. 1971년에 제정된 UN 정신지체인(지적장애인)의 권리선언도 살짝 언급하셨습니다. 

머릿속에 개괄이 잡혀지니 본격적으로 장애인인권 감수성 향상을 위한 사례공유와 매뉴얼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차별 유형이라던지 장애인 학대 등 감수성과 연관된 이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더라고요.

- 직접차별 : 강제로 감금 또는 유기하는 행위, 장애를 문제 삼아 차별하는 경우

(예시) / 전신마비 장애인이 직접 서명을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카드발급을 거부

 - 간접차별 : 장애를 고려하지 아니하는 기준을 적용하거나 장애에 따른 편의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장애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

(예시) / 채용시험과정에서 장애에 다른 편의제공을 하지 않음

형사조사과정에서 지적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음

- 장애인 학대 : 신체적/정신적/정서적/언어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 경제적 착취,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3항)

특히 학대 또는 차별을 받은 피해 장애인의 인구·사회학적 요인을 살펴본 것은 제게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특정 연령대에 높게 나타나거나 고정된 장소가 있는 게 아닌, 균일하게 드러난 점이 그것이죠. 위 수치를 바탕으로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종사자로서 고민이 들었습니다. 

[#2. 현장에서의 인권 딜레마 그리고 매뉴얼]

이러한 고민을 안은 채 다음 강의 내용을 들었습니다. 매체를 통하여 또는 각색하여 공유한 사례들도 사례들이지만 매뉴얼에 대한 부분이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단순히 '직원-이용자'뿐 아니라 '이용자-이용자' 그리고 '직원 간'에도 인권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면서요.

 

기본적으로 인권침해가 의심되거나 혹 발생하였을 시 어떤식으로 절차를 밟는지부터 들어갔습니다. 크게는 <인지-사실확인-신고·진정·고발-사후조치>순이더라고요. 더불어 피해예방을 위한 상황별(폭력별)대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복잡하고 다양하여 여기에 모두 후술할 순 없지만 공통적으로 관련법률에 기초하여 <보호와 안전>이라는 명목하에 상시 관리 및 관찰이 필요함을 언급하였습니다.

이와 별개로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다루셨는데요. 강사의 과거 경험을 토대로 원인과 표출양상, 실천가치 등을 이야기하며 긍정적 행동지원을 위한 담당자(기관)의 개입이 어느 정도인지를 고민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매일 참여자들을 대면하는 제 입장에서 교육이 끝난 이후에도 멤돌았던 주제이기도 했답니다.

말미에 '직원 간' 인권에 대해서도 유머러스하면서도 메세지를 담아 강사님께서 공유하였습니다. 우리부터가 먼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지않으면 함께하는 참여자나 보호자, 지역주민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기치를 곱씹으면서 말이죠.

[#3.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인권이란?"]

그렇게 5시간여의 교육이 끝나고 이어진 필기시험. 객관식과 주관식이 섞여있으나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실기시험으로는 "내가 생각하는 인권이란?"이라는 주제의 PPT를 제출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제 생각이요?

'관계망'

'상호의존성'

'집단지성'

'명문화/기록화'

이에 기반하여 나와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수용하는 것이라고 표현했죠. 연대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요. 각자마다 나름의 정의가 있겠지만 교육을 듣기 전부터 생각해왔던 제 <인권감수성>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