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담백 12회 '1리터의 눈물'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2013년, 계사년을 맞아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찾아온 문학청년의 솔직담백 리뷰 12회 !

처음, 이 동명의 작품을 드라마를 통해 먼저 접했었는데요. 주, 조연들의 심금을 울리는 자연스런 연기에 마지막 화까지 쉴틈없이 봤었던 기억도 나네요. 아, 뜨거운 눈물도 함께요. 

이후 조금 시간이 흘러 위 책을 읽어봤었는데 드라마에서는 미처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던 가슴 따뜻한 이야기, 사진들을 엿 보는 매력을 느꼈답니다.

국내에도 마니아층을 형성할 만큼 지금도 식지않는 열기를 보여주는 바로 이 작품,
시청률 20%, 200만 부의 베스트 셀러, '1리터의 눈물'입니다.

현재를 뚫고 나가면 상쾌한 아침이 동터온다 (p.28 中)

                        

* (사진 위) 키토 아야 실제모습과 

일본 여배우 '사와지리 에리카'가 열연한 드라마에서의 아야(사진 아래)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위 책은 실제 주인공인 '키토 아야'의 14세부터 21세까지 쓰여진 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병명조차 생소한 '척추소뇌변성증'이라는 희귀질병에 걸린 이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녀의 말못할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는 일종의 보물이기도 합니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이라 불리우는 루게릭병과는 다릅니다.)

드라마에서는 1화부터 '결혼할 수 있을까'라는 일기장에 적은 문구를 클로즈업 해주며 아야의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책에서는 따로 별첨한 주치의(야마모토 히로코)의 아야에 대한 회상에서 잠시 언급할 뿐입니다. 책에서의 주된 핵심은 바로 '아야의 심경의 변화'입니다. 좌절과 번민에서 긍정과 감사의 삶으로 바뀌는 과정을요. 

첫 번째 챕터이기도 한 "14세 - 우리가족'부분까지만 하더라도 아야는 밝고 건강한 여느 소녀와 마찬가지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5세 - 슬그머니 다가온 병마'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아야의 심경의 변화와 고통의 전주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아야의 감정은 사춘기를 지나 18세에서 조금씩 안정을 되찾습니다. 서서히 자신의 죽음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받아들을 나름의 준비를 본인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뭐, 여담이지만 드라마와 책에서 풀어내는 서술적 부분은 크게 차이가 없으나 드라마의 연출력보다 책의 깊이 있는 문장력이 '1리터의 눈물'같은 경우 읽는 이로하여금 끌리게 만들어 주더군요.

잊지 못 할 어린 시절의 기억

책과 드라마를 보면서 제 머릿속에 떠오른 기억 중 하나가 바로 '어린 시절, 병원에서의 어머니와 만화책'이었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단순한 맹장 수술이엇는 지, 아니면 교통사고였는 지를요. 단지 병원에 꽤 오래 입원하였었고 부모님, 친구들 모두 걱정했었다는 이야기만 전해들었을 뿐입니다. 바로 말썽장이로 동네에 소문나돈 그 어린 시절에서요.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였기에 하루빨리 이 지루하고 답답한 병실에서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다행히 상태가 호전되어 나아지고 있었던 것도 없잖아 있었죠. 주로 어머니가 병간호를 해주셨는데 차츰 나아지는 건강상태를 보시고는 더욱 엄격하게 병실에서의 제 행동을 제지하였습니다. 

전 그게 너무 답답하고 화가났어요. 마음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정해진 시간에 누워 자고 또 일어나 밥과 약을 먹는 그 일과가요. 그래서 퇴원을 얼마 앞둔 시점에서는 더욱 어머니에게 투정과 떼를 부렸던 듯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낮잠을 자던 중 잠시 눈을 떴는데 병실에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잠도 잘 안 오고 해서 옆에 놓여있는 만화책을 자연스레 집어들었는 데 읽던 중 말로 형용못할 감정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약간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한 컷마다 '형준아 사랑해', '형준아 아프지마' 등 진심어린 문구들이 빼곡히 적혀져 있었기때문입니다. 아무리 철없던 저라도 어머니가 그 몇 천원하지도 않는 만화잡지에 정성스레 문구를 남긴 이유를 모를 리가 없었습니다. 저는 몰랐던 것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끝 없는 자식사랑을. 그리고 지금도 그 어린마음에 받은 뼛 속 깊은 감사함과 감동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던 소녀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그녀는 세상과 마지막 작별을 하기 전, 펜에 쥔 그 한 손에 온 힘을 주어 이 말을 적었다고 합니다. 

"ありがとう(감사합니다.)"

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남은 삶을 산 아야의 원동력은 이웃도, 친구들도 아닌 바로 '어머니'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25세라는 꽃 다운 나이에 숨을 거두고요. 사후 1리터의 눈물 시리즈(편지와 어머니의 수기 등으로 구성된)를 통하여 감성어린 소녀의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가 대대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아야와 같은 병명을 앓고 있는 친구들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고 하네요.

예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리뷰하였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만약 여러분들이 위의 상황에 처해있다면 과연 어떠한 생각과 마음이 들었을까요.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을 짤막하게 소개하면서 메세지를 전달하고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