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도 곧 끝나갑니다.
오후는 확실히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네요.
장애인재활상담사로서, 사회복지사로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44번째 주인공을 지금 바로 소개합니다!

[# 자립과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긍정적인 아웃사이더]
안녕하세요. 장애인재활상담사로 오랜기간 근무하다 현재는 박사과정을 준비 중인 대학원생 허란입니다. 연구주제가 궁금하시다고요? 고령장애인 대상으로 사회적 고립문제 해결을 위한 네트워킹형성이 그것인데요. 평소에도 장애인의 자립 및 사회적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연구뿐 아니라 관련 실천활동도 이어가려 노력 중에 있습니다.

어렸을 때 전 조용한 사람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주변인들이 "드디어 허란이가 얘기했어"라며 말할 정도로요. 스스로를 크게 드러내지 않았기에 늘 외로움 속에서 살았던 듯 합니다. 이후 단순히 좋은 대학을 가보자는 생각에 체육학과로 전공을 선택했었습니다. 그러나 다니면서 저와는 맞지 않아 편입을 준비하게 되었고 그렇게 직업재활학과로 옮기게 됩니다. 그게 제 인생의 첫 번째 전환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어요.
그전까지는 목표나 꿈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갔었거든요. 이랬던 제가 장애인의 직업적 능력을 회복시키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토록 지원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다니, 처음으로 무엇을 위하여 살아갈 지 고민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그러고보니 한 에피소드가 떠오르네요.

한번은 동기가 어느 복지관에 자원봉사를 같이 가자고해서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발달 장애인이 직업훈련하는 곳이었는데요. 같이 작업하며 지내는게 너무 좋은거예요. 대화도 나누며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것도 포함해서요. 그러면서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의 특성에 맞춘 지원은 물론, 자립 및 동반성장을 위한 제 역할에 대해서 말이죠. 이러한 진지하게 고민은 졸업 후 장애인재활상담사로의 길을 걷게 해주었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복지(Social Welfare)란?]
* 해당부분은 본 프로젝트의 핵심이기에 최대한 편집을 절제하고 원본에 충실함을 알려드립니다.
"모두가 존중받고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종합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사회복지가 단순히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만 있진 않다고 봅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존엄성을 존중받고 자립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 넓게 보거든요. 개인의 고유한 가치도 발견함은 물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함에 본질이 깔려있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장애인과 노인, 아동 및 여성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차별의 벽을 허물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 모두를 포함합니다.

"기다림과 동행"이라는 키워드로도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사회복지사나 장애인재활상담사 둘 다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당사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여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이 큽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당사자의 자율성과 자립뿐 아니라 진정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까지 도달한다고 기대해요. 그 기다림 속에서 서로 간 믿음을 주고 또 동행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 장애인재활상담사에 대한 소개가 빠졌네요. 2018년, 직업재활사에서 장애인재활상담사라는 명칭으로 변환, 승격되며 장애인 복지와 재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 손상이나 기능 제한, 기타 사회적·상황적 요인으로 인하여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 당사자들이 주 대상자들이고요. 공통적으로 진단과 평가를 비롯하여 재활상담 및 사례관리 등 직업재활과 연관된 총체적인 서비스를 계획하고 또 실천합니다.
보호작업장과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IL)에서 10년 넘게 근무해오면서요. 당사자들과 어울리며 동행했던 시간이 가장 큰 자산으로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사회적응훈련의 일환으로 외부체험활동을 진행했던 때였습니다. 목표한 생산량을 채우기도 벅찬 상황 속에서 사회성 증진을 목적으로 일부 당사자들과 연극 관람을 가게 된 것이죠.

대중교통 이용 경험이 적었던 그들과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동행한 장애 당사자 중 몇 몇이 자발적으로 조장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돌보거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무사히 연극 관람을 마쳤었죠. 돌아오는 길에서는 각자가 감사의 마음을 나누며 우리의 활동이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 돌아보기도 했고요.

또 다른 일화로, 발달 장애인들과 떠난 해외연수였는데요. 출국을 앞둔 마지막 날로 기억합니다. 놀이기구를 타던 자폐성 장애를 가진 한 당사자가 속도를 제어하지 못해 순간 기절할 정도로 저를 치게 된 것이죠. 깨어난 후 제 몸의 통증보다도 저를 친 당사자가 이 상황으로 인하여 놀라거나 상처를 받지는 않았을까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바로 "괜찮아요?"라며 다독였고 그 한마디는 동료와 부보호자들에게 더욱 신뢰받게 해준 증표로 작용했습니다.
아, 여성 발달 장애인을 지원했던 경험도 잊을 수 없습니다. 병원에 입원했다 위축된 상태로 일터로 돌아온 그녀에게 "많이 힘들었죠? 괜찮아요"라며 어깨를 다독였습니다. 그 말 한마디가 당사자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어머니께 전해 들었을 때, 지원자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외 천연비누 제조 기술을 활용하여 생산품 개발에 임가공 물품가지 따왔던 경험,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 작업장에서 무거운 물품을 함께 옮기며 동료들과 열정 하나로 버텨냈던 시간들은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스스로 장애인의 삶에 동반자로서 왜 함께해야 하는지 그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사회복지가 누군가를 돕는 활동만 있는게 아닌,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상생하는 길을 찾는 여정이라고 말한 것이고요.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앞에 놓인 과제들부터 해결하고 싶어요. 우선 박사논문을 잘 마무리하는 것에 집중하려고요. 장애인의 자립 및 사회적 역할 강화를 실현토록 경험어린 대안을 제시하는 작업으로 전 생각하니까요. 현장에서 체득한 배움과 그리고 당사자들이 느꼈을 법한 문제의식 등을 논문에 담아 조화를 이루는 유형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그것이 연구자이자 실천가인 제 사명감이라 생각하고요.

박사논문을 마친 후에는 다시 실천현장으로 돌아가 당사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그들의 어려움까지 경청하고 싶어요.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적 역할 강화를 위한 정책과 제도 발전에 기여도 하고 싶고요.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도 동등한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존중하는 문화조성에도 힘쓰고 싶습니다. 제가 꿈꾸는 사회거든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어 모든 사람이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을 이해하고 집중하는 시간을 충분히 두려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저의 긴 여정에 동참해 주시길 바라는 마입니다. 함께 만드는 변화는 결국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임을 믿기 때문에요. 그래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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