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스토리텔러 조형준이 만난 사람들/Season 6~10(51~100회)

[사회복지 스토리텔러 조형준이 만난 사람들] 61. 표소휘

SocialWelfare StoryTeller 조형준 2015. 8. 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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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사고, 가치, 생각이 확고한 친구라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타인을 위해 사는 삶이 결국 자신의 삶을 의미있게 만든다고 굳게 믿는다는 그녀.

   

   <사회복지 100인의 인터뷰> 61번째 주인공 '표소휘(고려대 심리학과)'씨입니다.




   [긍정의 힘! 믿음의 힘!]

타인을 위해 사는 삶이 결국 제 삶을 의미있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아래 살고 있는 22살 심리학도랍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복지(Social Welfare)란?]

* 해당 부분은 본 프로젝트의 핵심이기에 최대한 편집을 절제하고 원본에 충실함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사회복지란 "다름 속의 닮음을 발견하는 여정"이라 생각합니다.

 

19살부터 지금까지 교육봉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만나고 있는 학생 한 명이 있어요. (생각해보니 그 친구도 올해 19살이 되었네요 :D)

그 친구와 저는 가정환경도, 삶의 방향도 달랐지만 3년간 함께하면서 점점 닮아간다는 걸 느꼈죠. 이 친구도 작년부터 교육봉사를 시작한다고 얼마 전 들었을 때 내심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은 것만 같아 크게 기뻤답니다.

 

저와 이 친구처럼 타인과 나의 <닮음>을 찾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바로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공감과 관련된 한 연구에서 따르면(Sigmund K, 2009), 유사성과 공감이 서로 상관관계를 지닌다고 해요. 


쉽게 말해 우리는 바퀴벌레가 다리 하나를 절뚝거리는 것보다, 강아지 또는 침팬치가 절뚝거리는 것을 볼때 더 안타까움을 느낀다는 것이죠.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감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나와 유사하다고 느끼는 사람일 수록 더 쉽게, 더 깊게 공감할 수 있겠죠. 안 그런가요?


그렇기에 타인의 외양이나 장애유무, 상대방이 경험한 특별한 사건들에 구애받지 않고 쉽사리 규정하려 하지 않는 것. 나의 너가 서로의 '닮음'을 깨닫고 공감하는 것이 바로 사회복지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새터민을 위한 복지를 한다고 생각했을 때 대상자가 <새터민>이라는 사실에만 집중하면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갖고 있는 욕구(Needs)를 간과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
 특수성에 가려진 보편성을 놓치게 된다는 것이죠. 
정말 당연한 얘기라고 느껴지실 수 있겠지만 제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보건데 이 부분이 정말 놓치기 쉬운 부분이거든요.

제가 사회복지 관련 활동을 7년 간 하면서, 장애인 청소년, 새터민, 중증정신질환을 가진 아동들과 일상을 함께했었는데요.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제 안에 저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틀을 깨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좋게 말해서 틀이지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특정 집단에 대해 갖고 있는 사회적 낙인(social stigma)이라고 할 수 있겠죠.

 

사실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는 제가 누군가를 차별한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봉사를 시작한 뒤 어느 날, 정신지체가 있는 장애인 친구가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한 적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일정 수준의 지적 능력이 있다면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그 당시에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적 장애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편견이 있었던 것이지요.

겪기 전에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장벽들을 하나씩 발견하는 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때마다 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으니까요.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지금은 내가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모르면 물어보고 잘못하면 뉘우치면 된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용기내어 제 경험담을 고백한 이유는 사회복지를 공부하거나 관련 활동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은 이런 비슷한 일을 반드시 겪을것 같아서입니다. 특히 전 봉사자교육이나 사회복지에 관한 지식을 따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활동하면서 잦은 실수를 했던 듯 하고요.



아시겠지만 사회복지사는 오픈 마인드가 꼭 필요합니다. 근데 우리는 누구나 다름에 대해 오픈 마인드라고 생각해요. 그 누구도 자신이 사회적 소수자를 차별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더 오픈해야 해요.

첫 걸음은 일단 자신이 오픈 마인드가 아니라는 걸(또는 아닐지도 모른다는 걸)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자신은 오픈 마인드고 자신의 태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태도로 이 일에 임한다면 그저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죠.


너무 건방진 말이 아닌가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이건 사실 저에게 제일 필요한 말을 여러분과 나누는 것 뿐이라 기분 상해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도 독자 여러분들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요!


[진행자에게 묻고 싶은 사항 또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적어 주세요 - 사회복지 관련 일이나 활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극복했던 방법이 있다면?]

후아~되게 많아서요. 사회복지라는 실천학문이 정말 만만치 않기 때문에 흐흐

굳이 꼽자면 작년, 사회복지학회장을 했던 경험을 들 수 있네요. 감투를 쓰기 위해서가 아닌, 선/후배 간의 소통과 교류를 위해 졸업 전 무언가를 만들어놓고 떠나고 싶었거든요.

다 열거하긴 어렵지만 특히 소외되거나 사회복지에 열정 많은 학우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관계를 맺어나간다는 게 여간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조심스러웠거든요. 섣불리 내밀었다간 상처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혼자 끙끙 앓는 스타일인 제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도와주려고까지 했었으니까요. 인생은 늘 혼자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함께 하는 즐거움과 역경의 극복까지 일깨워 준 소중한 경험으로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 <사회복지 100인의 인터뷰>는 우리 이웃들의 '사회복지'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을 듣고자 진행하는 개인 공익 프로젝트입니다. 인터뷰에 참여하실 경우 본인 명의로 천 원이 적립되어 연말, 공익 및 사회복지기관을 선정하여 전액 기부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