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치 않은 삶, 무덤덤하게 표현하는 모습에서 보통사람이 아님을 느낍니다.
복지에 대한 그만의 특별한 울림, 이야기가 보는 독자들로 하여금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회복지 100인의 인터뷰> 158번째 주인공 '고동민(예비 사회복지사)'씨입니다.
[슬픔 한 스푼, 희망 두 스푼의 남자]
사회복지를 전공한, 경기도 오산에 살고 있는 청년입니다.
#1. 가난하다는 이유로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이었습니다.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아버지께서 혼자 병원비를 충당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외동이었기에 늘상 혼자 지낸 적이 많았습니다. 집에 들어오신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두 달에 한 번? 거의 방치된 상태였죠.
그러던 어느날, 중학교때 담임 선생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용지 하나를 주십니다. 기초생활수급자 관련 서류였죠. 그때부터였어요. '아, 우리집이 이정도로 열악했구나'
다음 날, 화장실 앞 게시판에 친구들이 모여있었습니다. 뭔가 헀더니 <오산OO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자> 목록에 제 이름 석자가 적혀있었습니다. 반 아이들이 보고서는 손가락질을 해댔고 ‘쟤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욕까지 합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반 아이들이 음식 잔반통을 모아 저에게 줍니다.
'그걸 먹어야 너가 건강하게 살지'
'우리 아빠는 BMW 최신형 타는데 너는 카렌스 2001년형 타고 다닌다며?'
가난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화장실에서 폭행까지 당했습니다. 너무 원통하고 분하더라고요. 집에가던 중 아파트 근처 놀이터에 축구골대 하나가 보였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그물망 중 일부가 뜯겨져 있더라고요. 사람 목 하나 들어갈만한 크기정도? 거리낌없이 제 목을 걸고 점프를 했습니다. 생을 마감하려고요.
근데 잘 안 되더라고요. 억울한 감정이 계속 드는 나머지 새벽에 밖으로 나와 교복을 입은채로 길바닥에 누워있었습니다. 혹 지나가는 차가 저를 밟고 지나가지 않을까 했는데 안 지나가더라고요.
그때였습니다.
‘나는 죽으면 안되겠구나’
앞으로 어떤 삶을 살면 좋을까하다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를 보게됩니다. 그걸 모티브로 삼아 사회를 바꾸고 싶어 관련 직업을 찾다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2. 좌절의 문턱에서 희망 하나를 찾다
'사회복지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 되더라고요. 그때가 중학교 2학년이었을 겁니다. 무작정 근처 복지관을 찾아 무릎을 꿇고 복지사분들에게 물었습니다. 마침 관장님께서 ‘사회복지는 매우 경험이 필요한 직업이야. 봉사부터 해보는게 어때?'라고 제안하셨고 그때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햇수로는 거의 11년, 2천시간 정도 되겠네요.
봉사가 학창시절 상처받은 부분을 일부 회복해주었습니다. 관련해서 하나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전역 후인 2017년이었습니다. 중학생 대상 인재육성사업 멘토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한 멘티가 유독 눈에 띄더라고요. 한부모 가정인 것도 그렇고 지자체에서 주목할 정도로 꾸준한 관리와 관심이 필요해보였습니다. 과거 제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처음 만나 멘티가 저에게 했던 말이
"아저씨 이거 왜해요? 돈받아요?"
"어차피 돈도 안받잖아요. 봉사시간이 뭘 알아줘요?"
였습니다. 그때 확실하게 마음먹은 한 가지가 있었고 그대로 실천에 옮겼습니다.
우선 멘티가 표현에 서툴어했습니다. 1년간 멘토링을 하면서 멘티가 어떤걸 하고 싶어하는지 관찰부터 시작했죠. 그리고 당시 커리어넷을 참조하여 <꿈찾기 프로그램>을 멘티와 진행했었습니다. 담당자에게 제 멘토링 사례를 공유했었고요.
하지만 그 담당자는 자기 소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셨습니다. 이번엔 과장님을 직접 찾아가 아이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매일 1시간씩 면담했을 정도로요.
멘티는 어떻게 변화되었을까요? 결과적으로 꿈을 찾았습니다. 그 꿈은 저와 같은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고요.
#3. 공식적 체계외 비공식적인 체계의 중요성
꿈을 찾게된 것이 전적으로 제 노력인지 아니면 멘티의 노력인지, 그것도 아니면 둘 다 일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멘티가 첫 만남 당시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이 사회에 불신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멘티의 노력이 상당부분 있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와 과장님은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고요.
어떻게하다보니 사회복지를 공부하게 된 계기까지 같이 말씀드렸네요.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복지(Social Welfare)란?]
* 해당 부분은 본 프로젝트의 핵심이기에 최대한 편집을 절제하고 원본에 충실함을 알려드립니다.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것이라 봅니다.
사회복지 분야가 매우 다양하잖아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어머니가 편찮을 때, 인공호흡기를 끼며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계셨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개념 자체를 몰랐다는 말이 더 맞겠죠. 등본이며 서류들 다 떼어가 복지센터라는 곳은 다 찾아가보기도 했었습니다. 지금이야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등 서비스가 확충되었지만요. 사실 당사자가 찾아가야하는게 아닌 찾아와주는 서비스가 원래 맞는게 아닌가요?
램프의 지니처럼 누군가 도와주는 사람이 만약 제 곁에 있었다면 충분히 삶이 달라졌을 겁니다. 혹 누군가 저와 같은 어려움에 처해있다면 그 역할을 하고 싶은게 제 궁극적인 목표예요.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 필자와 한 컷! 3시간 동안 진행되었을만큼 여러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지역사회 내 청년들과 네트워킹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의 꿈과 활동도 마찬가지고요. ITQ를 비롯하여 사회조사분석사 자격증 취득에도 관심 많습니다.
[진행자에게 묻고 싶은 사항 또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적어 주세요 - 추천인 포함]
고 : 조형준 선생님의 발로뛰며 열정어린 모습이 멋있습니다.
저 또한 실천하고 싶었는데 사람들을 만나 속 깊은 이야기를 끌어내는게 어렵더라고요.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꾸준히 이어나가신다면 5년 내지 10년 후 사회복지의 한 획을 긋지 않으실까합니다.
* <사회복지 100인의 인터뷰>는 우리 이웃들의 '사회복지'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을 듣고자 진행하는 개인 공익 프로젝트입니다. 인터뷰에 참여하실 경우 본인 명의로 천 원이 적립되어 연말, 공익 및 사회복지기관을 선정하여 전액 기부 할 예정입니다. 또 참여자에 한 해 소책자로 제작되어 비배포하에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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