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장애인의 날을 맞아 특별한 분의 이야기를
지난 3화를 통하여 전해드렸었죠.
네번째 주인공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번아웃 증후군으로 인한 우울한 삶을 "이것"으로 극복하셨다고 하는데요.
<서울시 공유복지플랫폼> Wish 132번째 현장 스케치, 지금 바로 소개합니다!
[#1. 오늘 '나'에게 기대하는 하루가 궁금해지는 사람]
안녕하세요. 현재 안성시노인복지관에서 총무과장을 맡고 있는 김은주 사회복지사라 합니다. 운영지원관련 전반적인 업무(예결산 관리, 인재 육성사업 등)를 맡고 있어요.
다르게 저를 표현한다면요? 회계 전문 사회복지사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 비영리조직의 투명성 및 책무성을 향상하여 국민들에게 신뢰도를 얻고자 올해 출범한 (사)한국비영리조직평가원(KINE)의 평가위원이기도 하거든요. 그외 제가 경험하고 느낀 바를 줄곧 블로그에 기록합니다. 이를 모아 『나에게 주는 하루 세 가지 선물』이라는 에세이가 곧 출간될 예정이고요.
* 클릭하면 해당 블로그로 이동합니다.
[#2. 번아웃 증후군은 이렇게]
번아웃 증후군?
보수교육을 받을 때 가끔 들었던 단어가 제 몸으로 반응하여 올 줄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어느날이었어요. 평소처럼 일 하던 중 갑자기 귀가 먹먹해지고 이명이 들리는 거에요. 바로 이비인후과에 가서 청력 검사를 한 후 결과를 들어보니 돌발성 난청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증상은 발생 즉시 치료해야 후유증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증상이 생긴 당일, 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했는데 그러나 이 이명 증상은 일 년동안 서너 차례 반복되었습니다. 우울감도 심하게 오니 식욕조차 떨어지더라고요.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만 제한하여 먹다 보니 체중 또한 줄어들었습니다. 거의 2년을 그렇게 지내다 보니 제 안색은 웃음기가 사라진 회색빛이었죠.
"일에 대한 욕심
조직에 대한 큰바람"
묵직한 사명감으로 지내다 보니 탈진이 온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개인의 삶보다는 직장이 당연시되던 시절이기도 했죠. 저의 경우 결혼 후 둘째 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서부터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는데요,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 출근에 쉬는 날에도 일이 있으면 언제든 대기조였을 정도로 일이 우선이던 사람이었습니다.
요즘 조직 내 구성원들을 보면 직장을 다니긴하지만 여기에 전부 올인하지는 않더라고요. 직장과 개인의 삶이 구분되어 있고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소위 <워라벨>, <소확행> 등을 추구하죠. 이러한 개념들을 저는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한 이후에야 깨달았고요.
하루 5분 또는 10분 이상은 저를 위해 작은 행동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저는 저 자신에게 매일 아침 선물을 주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고요.
첫째, 아침 일찍 일어나 감사 노트에 3가지 감사한 일을 적습니다.
둘째, 30분 독서 / 20분 영어 공부를 한 후 바로 운동복을 갈아입고 2km 달리기를 합니다
셋째, 그런 다음 출근 준비를 한 후 회사로 향합니다.
그렇게 아침 시간을 선물처럼 저에게 주고 세상 밖으로 나가면 그렇게나 기분이 좋더라고요.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면서요. 왜냐고요? 분명 오늘도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내일 아침에 저는 또 선물을 받을 테니까요.
예전의 전 직장이 1순위였고, 가족과 저 자신은 뒷순위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저 자신이 1순위가 되었습니다. 직장에 미안하지는 않습니다. 직장에 있는 시간 동안은 딴짓하지 않고 집중해서 일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죠. 저를 사랑하는 시간은 매일 10분 단위로 조금씩 부여되지만 매일 선물이 쌓이다 보니 어느새 ‘심신 방전’에서 ‘행복 충전’의 방향으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하루 스물 네시간을 삼등분하면 [잠자는데 8시간 / 직장 9시간 / 나머지는 일상 또는 직장을 위한 시간]으로 소요됩니다.
그중 저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은 찾을 수가 없더군요. 퇴근 후 제 모습은 주로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거나 SNS를 하는데 두 시간 이상 쏟아버리니까요. '그러지 말아야지' 절제하려다가도 다시 만지기를 반복하다가요. 독서를 하게 되면서는 조금씩 저 자신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답니다.
여기에 추가로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영어 공부 등 저 자신에게 5분에서 10분씩 시간을 늘려갔고요. 이제는 매일 루틴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하루가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이틀 동안 운동을 못한 나머지 야근하는 직원들을 뒤로한 채 “저는 운동해야 해서 이만 퇴근할게요.”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총총 걸음으로 사무실 밖에 나갔으니까요.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복지(Social Welfare)란?]
* 해당 부분은 본 프로젝트의 핵심이기에 최대한 편집을 절제하고 원본에 충실함을 알려드립니다.
오늘 먹은 음식이 1일 뒤 내 몸이 되고
오늘 읽은 책이 한 달 뒤 내 생각이 되고
오늘 한 운동이 10년 후 내 건강이 되고
오늘 한 명상이 평생 평안한 여정이 된다.
- 앤 제이 -
실력보다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타인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대하는 태도부터 우선시 되어야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거든요. 남에게 줄 선물을 고르느라 시간과 돈을 쓰는 데는 당연시하면서 왜 자신에게 선물을 하는 데는 무심한 거죠? 이제 자신에게 선물을 해보아요.
우울감과 무기력감에 젖어있다가 운동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독서' 때문이었어요.
처음에 읽은 책이 대부분 운동이 주제였거든요. 저자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운동의 효과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이 스스로 놀라웠죠. ‘나도 그렇게 하면 정말 근육에서 좋은 호르몬이 나온다는 거지?’라는 생각에 운동할 결심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어찌보면 독서를 통한 지식이 제 뇌를 생각하게 했고 생각한 뇌가 제 몸을 움직이게 한겁니다.
따스한 봄날 아침 운동화를 신고 밖을 나가보았어요.
"뛰어볼까?"
한두 걸음을 뛰었는데 몸이 나아가지를 않더군요. 겨우 20미터를 뛰고 저는 숨을 헐떡거리며 체력이 정말 고갈된 것을 느꼈답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제가 아니지요. 뛰지를 못하면 걷기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최소 단위 1km 걷기를 목표로 매일 아침 걷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몸이 좋아졌을까요? 아니요. 운동 후 제 몸은 더욱 녹초가 되어 낮에 어떻게 일을 했는지 무뎌질 정도로 피곤이 겹쳤습니다. 그렇지만 목표는 어떻게든 이루고자 1km에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된다 싶으면 100m씩을 늘여보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또 몸은 피곤해지고 힘들어했어요.
운동이 정말 하기 싫은 날이면 최저 마지노선 1km만 갔다 오자는 맘으로 밖으로 무조건 뛰쳐나갔습니다. 그렇게 스스로와 타협하며 걸은 거리가 어느새 3.2km까지 도달했습니다. 더 이상 거리를 늘리지 않은 이유는 이른 아침 햇빛을 받으며 하는 운동이 밤길 운동보다 좋다는 이론적 근거와 출근 전 무조건 운동해야 했다는 점이 컸습니다. 기상 시간부터 출근 시간까지 맞추려면 곤란한 시간이었기 때문이기도 했고요.
한가한 주말에는 좀 더 걷기를 하였답니다. 한여름 억수같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이른 아침 일어나 걷거나 달리기를 하였어요. 아무래도 답답한 지하보다는 자연을 보면서 하는 게 훨씬 좋았기에 우산을 들고 나머지 km는 밖으로 나가 채우기도 했습니다. 그뿐인가요? 눈이 펑펑 내린 이른 아침에도 아무도 걷지 않은 눈길도 걸었었지요.
그렇게 1년 반이 지날 무렵, 매일 2km를 달리는 독서 멤버를 알게 되었어요. 걷기보다 달리기를 해보라는 말에 그날부터 3.2km 걷기 대신 2km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달리기의 장점요? 많지요. 첫째로 시간이 단축되었습니다. 걸을 때는 약 4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거든요. 그런데 달리기를 하고부터는 20분 이내로 훨씬 줄어들어 다른 무언가를 하나 더 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가 되었습니다.
둘째는 평소 땀을 잘 흘리지 않던 제가 송골송골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추위를 무척 타던 제 몸은 오전 11시 정도까지 온기가 남아있어 춥지 않게 느껴졌을 정도로요. 마지막 셋째는 스트레스가 확 풀리린다는 겁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도 달리기를 하고 나면 어디서 솟는지 자신감이 샘솟는 거예요.
'그쯤이야~'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게 되는 습관 또한 생겼습니다. 처음 20미터를 겨우 달리고 주저앉았던 제가 꾸준히 걷기와 달리기를 한 결과 2년이 된 시점에서는 2km를 거뜬히 달릴 수 있게 되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죠. 통계적 숫자로 보면 처음보다 100배가 더 늘어난 셈입니다. 100배라는 것은 막연하게 이룰 수 없는 기대치의 숫자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그것을 해낸 것이죠.
그 이후로도 저의 2km 달리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리산 자락 본가에 내려갔을 땐 애완견 나비와 함께 뛰었고, 거제도에서 급조된 동창 모임에서는 저녁 식사 직전 자투리 시간에 해변을 뛰었습니다. 이렇게 해보니 매일 운동을 못 한다는 말은 환경 탓이 아니라는 것을 제 운동 기록이 증명해 주었습니다. 운동을 하겠다는 의지적인 생각 그리고 반복해서 나의 몸이 익숙하게 만드는 습관의 문제임을 알게 되었답니다.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저는 타인의 성장을 돕는 것이 행복합니다. 이는 '결핍'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기도 하고요. 지금은 저의 성장은 물론, 동료와 함께하는 즐거움의 일환으로 직장 독서 동아리 모임을 4년째 하고 있습니다.
이 공동체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공유하자면, 처음 독서 멤버 모집 시 “왜 제가 그것을 해야 하죠?”라며 거부했던 동료는 꾸준한 독서를 통해서 자신의 재능에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 책 표지까지 그려줄 정도로 행복의 파이로 커졌습니다.
달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을 통해서 자신감과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니까요.
계속할 것입니다. 감사 일기 쓰기와 독서를 비롯해서요.
전문가에 걸맞게 끊임없이 자기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또 자신을 사랑하는 행동을 매일 시도해 보기를 권합니다. 저는 이런 것을 ‘나에게 주는 하루 세 가지 선물’이라고 명명하였고요. 이런 제 경험담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음~ 좋군요.”
거기서 머무르면 안 됩니다. 바로 적용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천을 해보고 지속 가능하도록 인지 구조화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하는 동료를 만들어서 시도하다 보면 어느덧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믿으세요!
'사회복지 스토리텔러 조형준이 만난 사람들 > Re:Work Season 19(181~190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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