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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한국과 일본에서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다! 여주밀알 사마리안 장애인 쉼터 With 후쿠오카-②(完)

SocialWelfare StoryTeller 조형준 2023. 5. 2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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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여 3박 4일 여정으로

장애 청년 및 어르신들과 함께한 <일본 해외 캠프>

 

온통 배려로 가득찼었던 첫째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어진 둘째 날엔 어떤 일들이 펼쳐졌을까요?

 

   <서울시 공유복지플랫폼> Wish 136번째 현장 스케치, 지금 바로 소개합니다!

 

* 본 콘텐츠는 여주밀알선교단 사마리안장애인쉼터 관계자의 동의를 받아 게재함을 알립니다.

1편이 궁금하다면? (https://johntony.tistory.com/572)

 

[#3. 자유로움 안에서 여유로움을 즐기다]

규슈지방의 날씨는 습했습니다. 출항 전 일본 기상예보를 확인했었는데 비소식이 있더라고요. 4~5월 이맘때 보통 기온이 우리나라와 크게는 3~4도 차이가 날 정도로 고온다습한 지방이라 합니다. 다행히 중간마다 불어주는 바람 덕에 흐르는 땀을 식힐 수 있었고요. 조식뷔페로 든든히 배를 채운 뒤 사마리안 가족들과 2일차 일정에 돌입합니다.

 

* 하루였지만 더 묵고 싶었던 4성급 컨벤션 리조트형 온천호텔

로얄 무나카타(Hotel Munakata)"

 

* 온천호텔이라는 명칭답게 노약자를 위한 부대시설이 정말 잘 되어 있었다.

                 침실도 넓고 엘리베이터가 있어 휠체어가 이동함에도 어려움이 없었을정도.

 

둘째날 일정은 후쿠오카 시내로 진입하여 대표적인 명소들을 둘러보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낮과 밤 모두 아름다운 해변으로 명성이 자자한 모모치 해변을 비롯하여 후쿠오카 타워, 그리고 약 20m 실물 크기의 초대형 건담이 세워져 있으며 후쿠오카의 랜드마크로 새롭게 떠오르는 라라포트 쇼핑몰까지. 두 눈이 즐겁지 않을 때가 없었을 정도로 신기하고 또 좋았습니다.

 

모모치 해변의 경우 의도한 건지 모르겠는데 중간에 나무데크를 설치하여 휠체어를 비롯한 노약자들이 모래사장에서 어려움 없이 해변가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후쿠오카 타워의 경우에도 장애인 화장실을 비롯하여 인근의 해변가로 이동 시 램프가 따로 있었고요. 라라포트 쇼핑몰은 낮은 문턱과 넓은 공간 등으로 물건을 구경하고 구매함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 (위) 모모치해변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는 사마리안 가족들

(아래) 라라포트 건담 앞에서 찰칵!

 

첫째날보다 조금 더 여유롭게 일정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항구에 도착 전 잠시 휴게소에 들러 간단한 요깃거리를 구매하고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여객선에 다시 탑승합니다. 밤 8시에 출발하여 11시간 만에 부산으로 도착한 사마리안 가족들. 짧은 여정이었지만 이미 서로 마음을 나누고 친해져서인지 못내 헤어지기 아쉬워합니다.

 

* 언제 3박 4일이 지나가나 싶었는데 눈 몇번 깜빡이니 금방 지나갔다.

분명 오고 갈땐 밤이었는데 도착할 땐 환한 햇살과 함께라니

 

[#4.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여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는 ]

단언컨데,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자원봉사자로 왔지만 반나절도 안되어 이미 이 공동체 안에서 마치 오랜기간 함께한 사람처럼 소속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분명 이들은 도움이 필요한 존재고 때로는 조력하지 않음 더 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캠프를 통하여 마음으로 잊혀지지 않는 한 에피소드를 공유할까 합니다.

 

중복장애가 있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성인남성 2~3명은 달라붙어야 제대로 된 이동이나 보조를 할 수 있을 정도니 짐작이 되실까요? 그런데 한 목사님이 자신의 친형제처럼 3박 4일동안 옆에서 떨어지지 않고 씻는 것부터 식사를 하고 이동하는 것까지 전담하는 것이었습니다.

 

첫째날 밤, 때마침 목욕하러 탕으로 내려온 저와 마주친 목사님과 청년. 힘겹게 청년을 씻기는 모습을 보고는 의사를 물어본 뒤 함께 휠체어에 앉히고 닦기를 같이 했습니다. 상황이 정리되자 저는 목사님께 물어봤습니다. 경력있는 사회복지사라해도 쉽지 않을 텐데 묵묵히 섬기는 이유에 대해서요.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은 제게 작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3년넘게 이 친구와 함께했어요.

호자와 논의하여 시설에도 보냈었는데 감당하기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함께해요.

 

물론 힘은 들어요.

주변에서도 저보고 괜찮냐고 걱정 많이 하고요.

제 눈에 이 친구의 변화되는 모습이 보이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돌보는게 아니예요.

그냥 같이 지내왔고 살다보니 지금까지 온거예요."

 

저는 이러한 관점을 "인권 감수성"과 "민감성"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바라보지 않는 한 나올 수 없는 자세라고 보고요. 사회복지를 잘 모르신다는 목사님, 이미 남다른 복지를 실천하고 있음에 종사자로서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나는 복지현장에 있으면서 얼마나 사견없이 당사자들을 대해왔는가하고요.

 

무조건 무언가를 해주기보다는 시혜적 태도가 아닌, 같이 있으면서 동등한 입장에서 상대방의 욕구와 의사를 자연스레 파악하는 것. 나와 그들은 다르지 않다는 전제가 있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3박 4일 간 자원봉사자로 함께하면서 가장 크게 얻은 건 바로 "사람"이었습니다.

 

나라가 달라도

나이 상관없이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그 출발선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나'부터 먼저, 꾸준히 실천해야겠음을 후기를 마무리하면서 다짐합니다.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며, 추억하며 그리고 간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