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솔직담백 리뷰>, 문학청년입니다.
'이거 마치 내 이야기 같잖아?'라는 착각이 일정도로 유사한 경험담에 몇 번이나 책장을 덮었다 열었다 했습니다. 저자의 고뇌와 답답함 그리고 스스로의 내적투쟁들이 가슴깊이 느껴져서일까요?
오늘 소개드릴 책 "나는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안경희, 새움)"은 단순히 조울병에 걸린 의사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흥미로워 고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무엇이 이 책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켜주었는지 리뷰를 통해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위 서평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도서보급사업 향유 활성화를 위한
'문학 더 나눔' 붘어 1기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했습니다.
'조현병이라는 가면을 덮어쓴 번아웃'
'나는 더 이상 여기 있을 수 없어'
(p.75)
제 생각으로 이 문장에서 저자의 첫번째 직장에서의 퇴사와 두 번째 직장인 병원에서의 생활 그리고 퇴사로 이어지는 '통로'라고 느꼈습니다. 저자도 서두에서 밝혔지만 학창시절부터 느껴왔던 기분의 오르내림이 나중가서 질병이라고 판정을 받았을 때의 충격은 보면서 저도 놀랬었으니까요.
과거에는 정상은 정상, 비정상은 비정상으로 나눠지는 이분법적 사회에서 오늘날은 비정상도 정상의 일부분으로 간주하여 용인되고 당연시 여기는 사회로 발전되어져왔습니다. 이는 상대주의적 입장에서 봤을 때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와 개성을 듣고 존중하며 이해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윤리성' 또는 '책무성'의 관점을 고수하는 보편주의적 입장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비논리적이며 가학적이고 상식적이로 이해가 안되는 일들 또한
야기되고 있는 상황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한 번만 읽거나 훑어보면 '아 조현병을 갖고 있는 정신과 레지던트가 스스로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책이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 아니 한 번이라도 천천히 정독하여 읽다보면 조현병(양극성 기분장애)에 대한 사실만을 단순 나열하지는 않았음을 알게됩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다양성에서 오는 적응의 피로함, <번아웃>을 이 책에서는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죠.
'번아웃, 마음에서 몸으로'
완벽하지 않은 나여도 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숱하게 실수하는 것처럼 나도 실수해도 됩니다.(p.204)
실수에 대해 저자도, 저도 인색한 사람이었습니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해야할까요?
- 갑자기 늦은 시간 무언가 떠올라 전화를 걸거나
- 입지도 않을 화려한 옷들을 충동적으로 구매하거나
- 업무에 집중하다가도 금새 다른 생각들을 하며 집중하지 못하거나
이러한 결과들은 자신에 대한 불신과 혼란에서 비롯되어 '내가 과연 잘 하고 있나'라는 의구심과 자괴감으로 빠지게 되더라고요. 흔히 번아웃(Burn out)을 우리는 무기력증이라고 알고 있는데 책에서는 개념적인 부분에서만 접근하지 않고 조금 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유도합니다.
과거의 나의 실수라고 여겨 탓하던 행동들에 대해 저자는 당시에 최선의 선택을 했던거라며, 그보다 더 잘할 수 없을거라며 위로하죠. 잘하려고 하는 완벽주의 성향에서 벗어나서요.
'이해하려고 하면 힘들어'
* 지난 1월, 사회복지사들의 소진과 고충을 풀어내고자 참여했었던 한 심리극에서
사회복지현장에서 빈번하게 언급되고 또 이야기되어지는게 바로 "소진", 번아웃 아닐까 합니다.
이유는 무척 다양합니다.
- 작은 프로그램 진행 하나에도 무수히 많은 서류가 요구되는 행정업무
- 지역사회 내 다양한 욕구를 가진 대상자 발굴 및 서비스 제공에서 느껴지는 스스로의 한계점
-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발생되어지는 윤리적, 도덕적 가치의 혼란
그 외에도 다양하지만 결국 퇴사를 결심한 제 입장에서 바라봐도 3년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제대로 쉬어본 적은 사실 없었거든요. 패기만 믿고 할 수 있다 생각했던 일들이 하나 둘 깨질때마다 유독 A형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상실감과 자괴감을 많이 느꼈었습니다.
이런 응어리들을 풀어내고자 다른 분들과 함께 심리극에 참여했었습니다. 실제 정신보건사회복지사인 지인의 권유로 참여한 것도 있는데 구성원들이 다양합니다. 한 명이 앞에 나와 의자에 앉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 일렬로 앉아 힘들었던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당시 상황과는 반대로 행동하고 또 말을 해봅니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았는데 몇 번 반복해서 내뱉다보니 저도 모르게 감정이 고조되더라고요. 그리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 여기(here and now)'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자도 말미에 말하듯 긴장했던 마음들을 놓고 편안하게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말이죠.
#문학나눔 #책의입장 #붘어 #엄마가모르는나의하루하루가점점많아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사회복지사 및 직장인들에게 추천 - #조울증 #번아웃 #사회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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