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세 번쨰 현장 스케치입니다.
오랜만에 대면형태로 진행되는 <속마음 산책>
오늘은 과연 어떤 분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 지 궁금하시죠?
<서울시 공유복지플랫폼> Wish 일흔 네번째 현장 스케치는 여깁니다.
* 치유활동가집단 <공감인> 매니저님의 사전동의를 받아 게재함을 알립니다.
[비와 함께 한 오늘의 산책]
추적추적 내리는 비, 살짝 걱정도 되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헤이그라운드로 발걸음합니다. 드디어 대면으로 진행되는 속마음산책, 상반기 첫 날이거든요. 작년에 이어 올해는 어떤 분과 함께 교감하며 이야기 나눌 지 살짝 기대되었습니다.
궂은 날씨임에도 10명이 넘는 공감자들이 홀을 가득 메웠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분들과 반가이 인사나누며 자리에 앉습니다. 차 한잔 마시며 속마음산책 활동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합니다. 그런데 듣다보니 작년과 달리 새로이 바뀐 점 하나가 눈에 띕니다.
보통 산책활동이 끝난 뒤 공감자와 화자 별도로 모여 전체 소감 등을 나눴었는데 이젠 조별로 나눠 진행된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일지작성도 그렇고 무언가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공감인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감자로서 책임감도 함께요.
* 시작 전 늘 듣는 오리엔테이션. 이제는 편하다못해 익숙하다.
<속마음산책>은 공감자가 직접 화자의 사연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매칭됩니다. 공감자라해서 무언가 대단한 사람이 아닌, <속마음산책>을 경험했던 분들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고요.
제가 오늘 선택한 사연은 <자기표현>에 대해 고민이 많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 스스로 공감되는 부분이었기에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었죠.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늘 함께할 제 화자가 홀에 모습을 나타내며 5월의 속마음 산책은 시작됩니다.
[즐거운, 흥미로운 그리고 진땀나는]
* 서울숲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 컷!
저랑 비슷한 연령대인 청년이었습니다. <속마음산책> 규정상 화자의 구체적인 사연과 개인정보는 외부에 공유할 수 없지만요. 그럼에도 이번 산책은 제게도 하나의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이런 적은 처음이었거든요.
서슴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화자. 사연이라는 큰 줄기에서 파생되어지는 또 다른 고민 그리고 관심사들.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과 반응에 대해 얽매이고 싶지 않으면서도 융화되고픈 이야기는 제게도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거든요.
<충고/조언/평가/판단>하지 않는 선에서 화자의 얘기에 공감하며 저도 자연스레 일련의 경험들에 대해 자기노출을 했습니다. 화자가 격하게 공감하며 저에 대해 칭찬과 관심을 표하자 쑥쓰러운 나머지 '아니에요'라고 말을 했죠. 그랬더니 화자가 웃으며 하는 말이 제 마음에 무언가를 울렸습니다.
"너무 겸손한 거 아니에요. 이럴 땐 '네, 그렇습니다!'라고 받아들이면 되요.
'아니에요'라는 표현이 되려 상대방에게는 거부의사로 보여질 수 있어요."
은연 중 습관처럼 나온 말이었습니다. <겸손이 미덕>이라는 옛 속담이 있듯 당연시하게 생각해왔었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에게 이렇게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에 깨닫습니다. '내 진짜 감정에 충실하지 못했구나'.
어느 덧 <속마음산책>종료를 알리는 문자가 오고 그렇게 화자와 저는 서로를 응원한다는 이야기로 헤어짐을 대신합니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다른 공감자들과 나눴죠. 다른 공감자들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들렸지만 제 이야기에 같은 조인 두 공감자의 반응이 더 흥미로워보였습니다.
그만큼 공감자에게도, 화자에게도 말로 전해지지 않은 무언가가 하나라도 전해져서 그런걸까요?
[6월의 속마음 산책은?]
복지현장에 있으면서, 아니 살면서 가장 많이 쓰는 말 중 하나인 듯 싶습니다. "아니에요" 혹은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타인을 위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회복지사들, 그들의 감정은 누가 다독여줄까요?
저 스스로 다독이는 수 밖에 없음을, 그러기 위해서는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표현함이 중요함을 새삼 느낍니다. 강약의 조절은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지만요. 6월의 속마음산책은 어떤 성찰을 하게 될 지 궁금해집니다. 다음 소식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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