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회복지사다/[현장스케치]공유복지플랫폼 Wish

지역대학교 연계 사회복지 취업멘토링 - "현장의 소리"

SocialWelfare StoryTeller 조형준 2020. 12. 1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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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마지막 컨텐츠입니다. 


지난 1월부터 12월까지. 그동안 올린 현장 스케치를 보며

'정말 열심히 발로 뛰어왔구나'라고 스스로 위로합니다.


내년에는 어떤 현장을 그대로 담아 스케치로 공유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들 듯 하네요.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계속 달려나갈겁니다.


<서울시 공유복지플랫폼> Wish 예순 세번째 현장 스케치는 여깁니다.


*



[5년 전과 5년 후의 사회복지는?]


2015년 2월, 졸업 후 초년 사회복지사로 현장에 뛰어들었을 때입니다. 당시 실무 경험이 전무했던 내게 담당자라는 직책과 맡은 업무들은 여러 괴로움과 보람을 동시에 주었었죠.


한편으로 이러한 경험이 쌓이고 쌓여 후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 지금. 적응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제 복지사로서의 정체성과 직무능력은 잊지 않고 남아있더군요. 그렇게 하루를 치열하게 보내던 때였습니다.



한 지인을 통하여 제안 받은 취업 멘토링. 그간 <소셜 멘토링> '잇다'를 통하여 간간히 제안은 받아왔지만 이번의 경우는 무언가 달랐습니다.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외부지원사업을 받아 지역대학교들과 연계하여 진행한다는 방식이었습니다. 제게는 일일멘토를 제안하였고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을까?'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제가 나눌 수 있는 것들은 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비슷한 나이대라 '내 이야기가 소위 라떼처럼 들리지 않고 공감할 수 있곘구나'라는 희망도 갖고 있었죠. 그만큼 제가 갓 사회복지를 알고 배우던 때와 지금과는 분명한 차이는 존재하였습니다.



[실무50% 경험50%? 아니면 올인?]


극단적으로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관련 자료를 받고 난 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무엇을 궁금해할까?'였습니다. 이들을 현재 괴롭게 만드는 건 무엇이고 어떤 게 불안함으로 작용하는 지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봤거든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줌으로 진행되는 만큼 전달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대면하여 듣는 것과 비대면으로 듣는 것과는 온도 차가 분명 존재하거든요. 나의 진심이 잘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정성껏 학생들의 이력서하며 질문사항들에 하나하나 의견을 적어주었습니다. 



재밌는 건 네 명의 학생들 모두 자격이나 생각하는 바가 매우 달랐다는 점입니다. 누가 잘나고 못 났는지가 절대 아닙니다. 자신의 소신과 생각을 명확히 밝히면서 이야기 형식으로 이력서든 자기소개서든 구성한 점이 그것이죠.

정독 하면서 5년 전, 아니 작년 취준생이었을 때의 나의 모습을 되돌아봤습니다. 많이 쓴 건 아니지만 이력서하며 자기소개서 작성 시 얼마만큼 치열하게 고민하며 절실함을 녹여내었는지 말이죠


일반화시키긴 어렵지만 이 친구들의 글을 보며 오늘날의 예비 사회복지사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전과 틀리지 않았더군요. 여전히 그들은 누군가의 조언에 목말라하고 방향을 정해주길 원했습니다. 다만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본인만의 가치와 욕심을 서슴없이 표현한다는 게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지만요.  



[당차면서도 걱정 많은 우리, 그럼에도]


당일 오전에 진행된 1시간 가량의 취업 멘토링에서 제 이야기보단 학생들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였습니다. 칭찬하며 지지하고 또 중간마다 유머도 섞어주면서요. 그게 제가 멘토로서, 선배로서 해 줄 수 있는 최고이자 최선이었습니다.



처음보다 다소 밝아진 표정에서 저도 무언가 힘을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계속 주지 시켰습니다. "정답은 없다"라고요. 언젠가 현장에서 만나면 키와 덩치 큰 남자 사회복지사 보고 인사해달라고 당부하면서요. 그간 제가 받아왔었고 또 행한 <공감><소통능력>이 빛을 발휘한 것 같아 기분 좋더군요.


복지분야를 떠나 사회복지사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덕목은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배우려는 의지, 싸워 나가려는 의지, 변화하려는 의지, 실천하겠다는 의지 등. 단어나 말에 힘이 깃들어 있듯이 왠지 모르게 의지라는 말을 입 밖으로 뱉으면 꼭 그렇게 하게 되더라고요. 


밀레니엄 세대로 대변되는 현재의 2030들이 사회복지를 어떻게 바라보든 동료뿐 아니라 중간 관리자들은 이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태도로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단, 상식적이며 윤리적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요. 무조건적인 허용이 아닌, 서로 지킬 건 지키면서. 그러한 배려와 존중은 곧 종사자의 인권으로 확장되고 더 나아간 건전한 사회복지조직문화, 현장을 만들고 기여함에 큰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잊지말자, 나부터]

 


그저 들어주고 공감한 것 밖에 없는데 과한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오늘의 만남이 이 친구들에겐 소중한 시간이자 또 하나의 추억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그러지 않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하나라도 저와 교감한 내용들을 미래의 후임이나 후배들에게 전파한다면 그것만으로 먼 선배로서의 역할은 끝난 거거든요.


올해 사회복지사로서의 제 자신을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에 돌려봅니다. 내년에, 내후년에 만날 미래의 사회복지사들은 어떤 생각과 사고방식을 갖고 있을 지. 거기에 난 어떻게 받아들이며 행동할 지를 기꺼이 상상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