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터뷰이, '쌀파는 사회복지사'라는 브랜드로
오랜기간 사회복지현장에서 활동하신 분입니다.
7월의 두번쨰 콘텐츠
<서울시 공유복지플랫폼> Wish 142번째 현장 스케치, 지금 바로 소개합니다!
[# 쌀파는 사회복지사, 그의 또 다른 이름 "농부의 아들"]
안녕하세요. 총 경력 17년 차, 쌀파는 사회복지사 김재정입니다.
사회복지 첫 경험요? 노숙인 복지분야에서 11년 정도 일을 했었어요. 하면서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어 다시 제게 맞는 현장을 찾기 시작했죠. 그러다 인천 강화도에 위치한 정신장애인직업재활시설 <희망일터>를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인천 강화도까지 간 이유는 제가 강화도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여기서 쌀을 도정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셨거든요. 아버지가 하는 일을 이어하고 싶었는데 때마침 <희망일터>가 정신장애인에게 일자리 제공도 하고 중증장애인생산품 인증시설로 쌀을 주력으로 생산 및 판매하기에 저와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기도 했고요.
*(위)<희망일터> 전경.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관리하고 키우는 농작물 비닐하우스도 보인다.
(아래) 실제 생산되는 주력 생산품 중 하나인 '강화섬쌀'.
최근엔 이를 누룽지로 만든 '락희칩'도 인기만점!
('쌀' 사진 클릭하면 홈페이지로 이동)
저를 나타내는 단어가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제 정체성이기도 한 "쌀파는 사회복지사"도 바로 <희망일터>를 로컬 브랜드화 하고 싶은 마음에 만든 것도 있고요. 또 다른 네이밍인 "농부의 아들(이하 농들)"은 아버지를 이해하고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만들었는데 여기엔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슈바이처를 좋아하던, 이웃을 돕고 선한 마음을 꿈꾸던 젊은 시절의 전 사회복지학이 아닌 신학자로서 전공을 선택하여 공부 중이었습니다. 당시 대학 친구들과 어느 복지시설의 자원봉사를 하게 되면서 사회복지를 처음 접하게 되었죠. 그때 처음 정신장애인을 만났었고요.
타인을 섬기는 게 힘들기보다 재밌고 의미있게 다가왔었어요. 그렇게 복수전공을 하게 되었고 지금도 신학에 대한 마음은 놓고 있지 않지만 복지에 대한 마음도 항상 열려있습니다.
바깥에선 이런 저지만 가정에서는 답답함이 컸었어요. 아버지가 무뚝뚝하시거든요. 중학교 시절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던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사랑을 온전히 받지 못했었습니다. 그것이 내리사랑처럼 제게도 대물림되었고요. 아버지가 된 전 한 가지 결심을 합니다. 내 자식에게는 무한한 관심과 사랑으로 대하자고 말이죠.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주변에 전하고도 싶었어요. 작게는 나와 내 가정에, 넓게는 직장동료 및 제가 속해있는 모임 혹은 공간 어떤 곳이든지요. 그러면서 커피와 독서 그림 등 자연스레 취미활동도 접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건 뭘까?'라는 생각에 시작했던게 어느새 <희망일터> 내 정신장애인 당사자 대상 교육이나 직업재활을 진행하고 연계함에 도움이 되었어요.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복지(Social Welfare)란?]
* 해당 부분은 본 프로젝트의 핵심이기에 최대한 편집을 절제하고 원본에 충실함을 알려드립니다.
통합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통합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이 하나 있어요. 바로 "모두가 같이 참여해야한다"는 것이죠.
제가 몸담고 있는 <희망일터>도 정신장애인 당사자들과 생각을 나누며 친구처럼, 또 동료 직원으로서 지내기도 합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통합적인 사회복귀모델의 흐름이라 생각합니다. '상생'과 '공존'이라는 방향을 향해서요.
정신장애인 일자리는 대체로 근속기간이 짧습니다. 사회적 통념이랄까요? 그 분들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업무처리속도도 늦고 안좋은 면만을 바라보세요. 분명 개개인마다 강점이 있거든요.
<희망일터>에서 훈련받고 생활한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대체로 외부에서 오랜기간 근속을 유지하세요. '나도 직업을 가질 수 있구나'라는 기회와 힘을 얻으신거죠. 그 저변에는 <희망일터>가 이분들을 주인공으로 인식하여 존중하고 역할을 부여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평등한 파트너쉽에 기반해서요.
이와 관련한 짧은 에피소드들이 몇몇 있습니다. 3년전 추석, 당시 태풍이 몰아쳐 건물 외벽이 날라가는 등 난리가 아니었었죠. 흡사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에 나오는 집들과 같다고 해야할까요? 그때 직원 및 당사자 할 것 없이 다같이 벽을 붙잡고 보수하던 때도 있었고요.
또 중복장애를 지닌 한 당사자와 신안 앞바다 인근 시설에 생산품 납품을 하러 같이 갔었어요. 중간에 차가 시동이 꺼져 함께 차를 밀며 고생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판매대금보다 수리비가 더 나왔으니 말 다했죠(웃음). 그래도 함께한다는 즐거움과 소속감이 이렇게 아련한 추억으로 지금도 남아있답니다.
이러한 저희의 결실은 1억 5천의 빚이 있던 시설이 10억의 흑자로 전환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여기에는 지역 내 재능과 역량을 갖춘 주민들의 지원과 참여가 지속되었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거든요.
어떤 분은 근로지원인으로 성실히 임하는 주민들도 계시고요. 또 부동산 매매업자로 일하는 분이 미술치료자격을 갖고 있거나 인근의 제빵기능장이 유튜브를 운영하는 작가여서 관련 프고로그램이나 교육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외 강화도 내 로컬업체들과 리사이클 사업도 펼치면서 서로 상생하고 공존하는 일을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희망일터>가 내부뿐 아니라 외부와의 연결통로이자 소통창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죠.
[인터뷰를 보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알게 되었을때, 가진만큼 나눌 수 있다"
그저 지금 계획해 놓은 것, 로컬 브랜드화 자신감있게 이루고 또 실천하고 싶은 마음뿐이예요. 거기에 하나 덧붙이자면, 자기발견의 기쁨과 긍정을 느끼는 “농들”같은 사람들이 많아졌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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